‘iOS 8’…주목할 부분은 기능보다 내면의 변화

 

지난 9월 17일 iOS 8이 정식으로 배포되었다. 출시 후 iOS 8은 일주일이 채 되기도 전에 점유율 46%를 차지할 만큼 빠르게 사용자들이 늘어났지만, 몇몇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새로운 운영체제가 나오면 초기엔 다소 불안정한 부분이 있기 마련. 애플은 개발자를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긴 하지만, 한정적이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버그가 생기곤 한다. 그런 탓에 몇 번의 판올림을 통해 안정적인 버젼을 내놓는다.

작년 애플은 iOS 7을 내놓으면 외형에서 큰 변화를 이끌었다. 뼈대를 제외한 모든 영역을 파괴하고 새롭게 건설했다. 팀 쿡은 iOS 역사상 가장 큰 변화라는 말까지 할 정도였다. 그 때문일까? 새롭게 내놓은 iOS 8은 상대적은 변화가 적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속을 내밀히 살펴보면, iOS 7 못지않는 변화를 담고 있는 것이 이번 iOS 8이다.

 

나를 대변하는 애플 아이디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 기기를 사용함에 가장 기본은 무엇일까?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겠지만, 역시나 ‘애플 아이디(ID)’가 아닐까 싶다.

사용자는 기기를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애플은 그 기기로 사용자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다. 기기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기기가 바뀌어도 동일한 사용자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애플 아이디다. 단순히 기기에서 제공하는 기능에 그치지 않고, 하드웨어 뒷단에서 끊임없이 돌아가는 클라우드를 통한 확장된 경험. 애플 아이디는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두 대 이상의 애플 기기를 사용한다면, 아이클라우드를 통한 기기 간의 통합. 즉 연결성이라는 사용자 경험을 맛볼 수 있다. 기기의 형태는 달라도 끊김 없이 작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사용자 경험은 써본 이라면 그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이 애플 아이디를 만들어야 손에 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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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애플 아이디를 가족 공용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구매한 앱을 가족 구성원 모두 추가 비용 없이 내려받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애플의 해법은 ‘가족 공유’다. 한번 구매한 앱은 가족 구성원끼리 무료로 쓸 수 있으며, 결제 정보까지 공유하도록 했다. 더는 하나의 애플 아이디를 공유할 필요가 없어진 셈.

애플의 기기는 애플 아이디로 로그인하는 순간, 그 아이디에 담긴 많은 정보를 받아오기 시작한다. 기기는 애플 아이디를 사용자로 인식하고, 로그인되면 소유자로 인정해 버린다. 그렇기에 애플 아이디를 공용으로 쓰기 시작함으로써 개인 정보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애플로서는 공용 아이디 사용이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는데, 가족 공유의 등장으로 각자 애플 아이디를 만들어 쓸 수 있게 됐다. 사소하지만 의미가 큰 기능이다.

 

앱과 앱의 소통

애플은 보안을 무척 중요시하는 회사다. 그런 탓에 iOS에는 샌드박스를 채용해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샌드박스(Sandbox)란 외부로부터 들어온 프로그램이 보호된 영역에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앱은 특정 접근만 허용하고, 나머지 외부 접근을 차단함으로써 앱을 이용한 해킹을 원천 봉쇄해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이런 샌드박스 덕에 안전한 운영체제라는 명성은 얻었지만, 아쉬운 부분도 생긴다. 바로 앱과 앱끼리의 데이터 전송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안드로이드에서는 녹음 파일을 에버노트로 전송할 수 있지만, iOS에서는 되지 않았다.

하지만 iOS 8에서는 앱과 앱 간의 소통 창구가 드디어 생기게 된다. 샌드박스는 그대로 유지해 보안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구체적으로 지정한 정보만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보안 영역을 만들어 넣었다. 이로써 iOS에서도 앱과 앱끼리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Untitled-1 copy▲ 공유 기능에 다양한 앱이 추가 되었다

 

사실 이런 기능을 추가하는 건 애플 정도의 기술력을 지닌 회사라면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공하지 않았다. 단지 편의성만 추구하기보다는 보안을 우선시 하다 보니 늦어진 것은 아닐까? 꾸준히 다져온 보안 위에 이런 기능을 더해 결국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게 된 셈이니 말이다.

 

개발 환경의 변화

아이폰이 지금의 인기를 누릴 수 있게 된 요인 중의 하나로 개발자를 빼놓을 수 없다. 애플 또한 이런 점을 모를 리 없으며, 개발 환경에 많은 신경을 쓴다.

아이폰 6와 6 플러스가 나왔다. 해상도가 각각 1334 x 750, 1920 x 1080이다. 이러다 보니 개발자의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아이폰 4s, 아이폰 5, 아이패드 등 기존 해상도까지 포함해 고려해야 할 해상도가 더 늘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를 애플은 이미 해왔다. 앱 레이아웃을 픽셀 단위가 아닌 포인트 개념으로 적용한 것. 그렇기에 기존 앱들은 아이폰 6와 6 플러스 화면에 맞게 자동으로 스케일링 된다. 일일이 모든 해상도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 아이폰뿐만 아니라 아이패드까지 깨끗하게 스케일링을 해준다. 개발자는 앱을 하드웨어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운영체제에 맞추기만 하면 되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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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할 수 있는 API도 대거 늘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IOS 8에는 4000개의 새로운 API가 추가됐다. 카메라 API는 전체가 공개되어, 개발자는 아이폰 카메라의 모든 기능을 앱에 적용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어떤 카메라 앱들이 나올지 기대된다.

작년에 처음 선보인 지문 인식 기능 터치 ID 또한 전격 개방했다. 이미 이를 적용한 앱들이 앱 스토어에 올라와 있다. 터치 ID의 편리하고 빠른 지문 인식을 한 번이라도 써보게 되면, 비밀번호 입력이 얼마나 귀찮은 일인지 쉽게 느낄 수 있다. 사용하고 있는 주요 앱들의 터치 ID 적용이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앱 판매 환경에는 두 가지 변화가 생겼다. 번들 판매와 테스트플라이트다. 번들(Bundles) 판매는 이름 그대로 여러 개의 앱을 묶어 판매하는 방식이다. 같이 쓰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러 앱을 묶거나, 자사의 앱을 묶어 판매할 수 있다. 묶어 파는 만큼 개별 앱 구매 시보다 가격을 낮춰 팔기 때문에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이득이 될 뿐만 아니라 판매하는 입장에서도 판매 방식의 다변화로 매출을 끌어올릴 기회가 더해진다.

 

Untitled-1 copy0101▲ 여러 개의 앱을 묶어 파는 번들 판매

 

테스트플라이트는 베타 테스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정식 버전을 내놓기 전에 베타 버전 앱을 내놓아 미리 테스트할 수 있는 기능이다. 개발자는 이를 통해 버그를 잡고, 피드백을 받아 기능을 개선할 수 있어 좀 더 완성도 높은 앱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아이폰은 앱 스토어를 통하지 않고서는 앱을 설치하기 어렵다. 개발자는 자신의 기기를 개발자 계정에 등록한 후 베타 버전을 설치할 수 있게 되는데, 테스트플라이트는 이런 과정 없이 다수의 기기에 베타 버전 앱을 설치해 테스트할 수 있게 해준다. 현재 앱 베타 테스트에 참여하고 있는데, 웹브라우저를 통해 앱이 설치되고, 업데이트까지 이루어진다. 아이폰의 보안이 강력한 이유 중의 하나가 앱 스토어를 통해서만 앱을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인데, 테스트플라이트는 어떻게 보안성을 유지하는지 다소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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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 8에는 사용자가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도록 돕는 세세한 변화가 여럿이다. 하지만 그런 변화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애플이 생각하는 모바일 기기의 사용자 경험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이 iOS만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 아이패드, 맥까지 포함하고 있다. 연속성이라는 무기로 기기 간의 경계를 허무는 것. 노트북을 쓰는 사람, 태블릿을 쓰는 사람으로 나눌 필요가 없다는 애플의 생각을 잘 녹여낸 운영체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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