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6 [써보니] 화면만 커진 줄 알았는데…사용자 경험 전반의 변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지난 9월 애플은 새 아이폰을 공개했다. 이번 아이폰은 5라는 숫자를 넘어 6이라는 숫자가 사용된다. 애플은 숫자를 하나 올리면, 하드웨어에서 큰 변화를 주는데, 이번 아이폰도 이런 규칙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과연 어떤 제품일까? 오매불망 국내 출시를 기다렸지만, 관련 소식은 한 달이 넘도록 들리지 않았다. 해외 직구에 자꾸 눈이 돌아가던 와중 국내 출시 소문이 하나씩 흘러나오기 시작하더니, 10월 31일 정식 출시가 이루어진다. 그리지 지금 손에는 아이폰 6가 들려 있다. 일주일가량 써본 아이폰, 그리 긴 시간이 아니긴 하지만 느낀 바를 풀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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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성을 따라가다

이번 아이폰에서 가장 큰 변화를 하나 꼽으라면 ‘화면 크기’다. 애플은 이미 한차례 화면을 키운 바 있다. 아이폰 5를 내면서 3.5인치에서 4인치로 커진 것. 하지만 세로로 0.5인치를 키워 기존 화면 정책은 고스란히 살아있었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하지만 아이폰 6는 4.7인치로 화면을 대폭 키웠으며, 같이 내놓은 아이폰 6 플러스는 무려 5.5인치를 채용했다. 그동안 애플은 한 손 사용성을 강조해 왔는데, 이를 과감히 포기하고 시장 트렌드를 따랐다. 하지만 최근 애플을 보고 있노라면, 대중을 쫓아 가는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이폰에 대화면 기조를 접목한 것도 이런 경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중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탓일까? 아이폰 6・6 플러스는 24시간 만에 400만 대, 사흘 만에 1000만 대 등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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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인치는 기존 4인치에 비하면 확실히 크긴 하지만, 그나마 적응이 어렵진 않았다. 이미 5인치 이상의 안드로이드 기기를 자주 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여전히 작게 느껴진다. 새 아이폰에는 4인치 제품이 없는 탓에 작은 화면을 선호하는 이라면 선택지는 4.7인치밖에 없다. 지금껏 유일하게 한 손 사용성을 고집하던 아이폰의 색이 사라진 것은 못 내 아쉽다.

 

그럼에도 한 손 사용성이 묻어나는 사용자 경험

화면이 4.7인치로 커지긴 했지만, 애플은 한 손 사용자 경험을 살리기 위해 애썼다. 그중 하나가 홈 버튼을 두 번 터치하면, 화면 전체가 절반가량 내려오는 기능이다.

4인치의 아이폰 5s에서는 엄지 손가락이 화면 상단 우측 끝까지 닿지만, 4.7인치인 아이폰 6에서는 어림없다. 아무리 길게 뻗어도 화면 3/4을 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한 손 조작에 문제가 생긴다. 두 손을 쓰지 않는 이상 상단의 앱이나 메뉴를 터치할 수 없다.

하지만 아이폰 6의 홈 버튼을 두 번 터치하면 화면 전체가 절반가량 내려온다. 아이폰 6를 쥐었을 때, 엄지손가락이 가장 편하게 닿는 위치다. 한 손으로 대부분의 조작을 할 수 있기 원하는 나로서는 아이폰 6에서 은근 자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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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뒤로가기’다. 아이폰을 쓰다 보면 뒤로가기는 무척 자주 쓰인다. 하지만 뒤로가기 버튼은 화면 좌측 상단에 있다. 대화면을 채용한 안드로이드에선 뒤로가기 버튼이 홈 버튼 좌측에 별도로 제공된다. 화면이 아무리 커지더라도 한 손으로 뒤로가기를 누를 수 있지만, 아이폰 6에서는 할 수 없다.

애플은 iOS 7에 새로운 입력 방식을 추가한다. 화면 왼쪽과 오른쪽 테두리에서 안쪽으로 미는 동작이 그것이다. 이들 각각은 ‘뒤로가기’와 ‘앞으로 가기’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사파리에서 이전 페이지로 돌아가기 위해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된다. 사파리뿐만 아니라 설정, 메일 등 기본 앱에 적용되어 있으며, API도 공개되어 있어 개발자는 앱에 적용할 수 있다.

아이폰 5s를 쓸 때만 하더라도 이 동작은 다소 쓸모없는 기능이었다.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는 것이 더 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폰 6에서는 꼭 필요한 기능이 되었다. 애플은 iOS 7을 설계할 때부터 대화면 아이폰을 고려한 것이 아닐까?

화면이 커진 아이폰 6에서 아이폰 5 때의 한 손 사용성을 바랄 수는 없다. 하지만 직접 사용해 보니 그 어떤 스마트폰보다 한 손 사용자 경험을 잘 살려 놓았다. 대화면을 싫어했던 가장 큰 이유는 한 손으로 쓰기 어려웠기 때문인데, 아이폰 6에서는 그 불만이 크지 않다.

 

디지털다워진 화면 분위기

화면 이야기를 한 김에 디스플레이도 살펴보자. 아이폰 6는 4.7인치 화면에 1334 x 750 해상도를 적용했다. 인치당 픽셀 수는 전작과 동일한 326이며, HD 해상도 이상이기에 ‘HD 레티나’라고 이름 붙였다.

기술적인 부분으로는 자외선을 사용해 픽셀 정밀하게 배치해 사용해 명암비를 끌어 올렸다. 이를 광배향 기술이라 부른다. 듀얼 도메인 픽셀은 시야각을 더 좋게 만들었으며, 향상된 편광판을 사용해 빛 간섭을 줄여 한 낮에도 화면을 더 뚜렷하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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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이런 부분은 아이폰 6를 사용하는 동안 어느 정도 체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보다 눈에 띄는 점은 전반적인 화면 색감이다. 아이폰 5s만 하더라도 화면 색감이 아날로그에 가까웠다. 흰 화면을 열면 약간 누런 끼가 있어 마치 종이 질감을 보는 듯했다. 이런 색감은 꽤 오래 유지됐다. 하지만 아이폰 6에는 약간 파란 끼가 있다.

애플은 iOS 7에서 스큐어모픽을 버리고, 사용자 환경은 완전히 디지털답게 바꾸었다. 아이폰 6의 화면 분위기는 여기에 맞춰 디지털다워진 듯하다. 애플은 맥 OS X 10.10 요세미티를 내놓으면서 iOS 7 스타일의 사용자 환경 적용을 마쳤다. 아날로그를 디지털에 접목하던 애플은 이제 디지털 경험을 우선하는 회사가 되었다.

 

손에 쥐는 느낌, 아직도 낯설다

화면 크기와 함께 외형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옷을 입었다. 전면 커버 클래스를 제외한 몸체는 산화피막 알루미늄 하나로 이루어졌다. 유니바디 추구하는 애플의 고집이 아이폰 6에서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측면에는 곡선을 가미했다. 손에 쥐면 몽글몽글 매끄러운 자갈을 쥔듯하다. 부드러운 느낌이 좋긴 하지만, 쉬이 익숙해지지 않는다. 애플은 아이폰 4때부터 5s까지 무려 4년간 각진 형태를 사용해 왔다. 이미 손에 각인될 만큼 익숙한 경험이다. 그러다 보니 사용한 지 일주일가량 되었음에도 여전히 낯설다. 익숙해지기엔 시간이 더 걸릴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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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 처리에서 눈에 띄는 건 전면 유리 커버와 측면의 이음새 부분이다. 유리 커버 테두리 부분과 측면이 하나의 곡선을 이루고 있다. 서로 다른 소재이지만, 마치 하나의 소재처럼 매끄럽게 곡선이 이어진다.

이런 처리는 앞에서 언급한 화면 왼쪽과 오른쪽 테두리에서 안쪽으로 미는 경험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아이폰 5s에서 이를 쓰기 힘들었던 것은 각진 모서리와도 관련이 있는데, 아이폰 6는 유리 커버까지 이어지는 매끄러운 곡선 탓에 뒤로가기 경험이 한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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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에도 성능 제약 노(No)

프로세서는 A8이다. 애플은 A7보다 연산능력은 20%, 그래픽 성능은 50% 더 빨라졌다고 밝혔다. 20nm로 제작해 기존 A7보다 크기는 13% 가량 작아졌다. 물론 전력 효율은 50% 더 좋아졌다.

A8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지속적인 작동’ 부분이다. CPU는 끊임없이 작동하게 되면 발열이 난다. PC에서는 이런 발열을 낮추기 위해 팬을 장착하게 된다. 지금 작업을 하는 맥북프로 레티나에도 내부에 팬이 장착되어 있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에는 팬을 장착할 수 없으므로 내부 온도를 낮추기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이 쓰는 것이 스로틀링(throttling)이다. 특정 온도 이상 올라가게 되면 CPU 작동 속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CPU가 일을 적게 하게 되면 열도 그만큼 줄어든다. 모바일 기기에서 스토틀링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애플은 아이폰 6에 A8을 적용하면서, 스로틀링 없이 지속적인 성능을 낸다고 발표했다. 이는 모바일에서 무거운 작업도 더 빨리 끝낼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예를 들어 최고 성능에서 10초면 완료되는 작업이 있지만, 스로틀링에 걸려 최고 성능의 70%밖에 쓸 수 없다면 작업 시간은 10초보다 더 늘어나게 된다.

 

여전히 800만 화소지만 성능은 최고

카메라는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아이폰 5s와 동일하다. 후면 카메라를 보면 1/3” 이미지 센서, 800만 화소, 1.5µm 픽셀 사이즈 등을 지니고 있다. 애플은 1.5µm의 픽셀 사이즈를 포기하지는 않을 테다. 빛을 받아들이는 중요한 요소인 픽셀 사이즈는 아이폰 5s때 키운 바 있다.

아직 이미지 센서를 더 크게 만들 여력은 있을 테다. 경쟁사에서는 더 큰 이미지 센서를 쓴다. 내년에는 카메라 하드웨어에서도 변화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이번 아이폰 6는 그대로다. 대신 A8을 바탕으로 ISP(image signal processor,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를 개선해 결과물은 더 나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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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디자인한 ISP에는 포커스 픽셀(Focus Pixels)이 추가됐다. 포커스 픽셀은 이미지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센서에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이 때문에 오토포커스 기능이 더욱 민첩해졌다. 카메라 앱을 실행하고 피사체를 향하면 기존에는 초점을 잡기 위해 노란 박스가 생겼지만, 아이폰 6는 노란 박스가 생길 틈이 없을 만큼 빠르게 초점을 잡는다. 이는 동영상 촬영 시에도 유효해, 촬영자가 피사체가 움직여도 또렷한 초점을 유지해 준다.

경쟁사는 이미 1000만 화소를 훌쩍 넘긴 카메라를 쓴다. 하지만 이것이 사진의 품질이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숫자는 어디까지나 더 세밀한 표현을 한다는 것뿐. 애플은 아이폰 4s 때부터 800만을 쓰고 있는데, 작년에 이미지 센서 개선을 통해 성능 향상을 꾀한바 있다. 아이폰 6에는 ISP 개선에 힘을 실었다. 사진 결과물의 품질은 ISP에 달려있다. 여전히 800만이지만, 숫자만 같을 뿐이다.

 

4.7인치 아이폰 6

아이폰 6는 단순히 화면을 키운 것이 아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고려해 탄생한 제품이다. 0.7인치의 간격으로 한 손 사용성은 분명 나빠졌지만, 사용자 경험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게 만들었다. 4인치를 마지노선으로 여기던 나로서도 4.7인치의 커진 화면 크기에 대한 불만이 거의 없을 정도다.

화면을 더 키운다면 애플은 아이폰을 어떻게 만들까? 작년 지인과 이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아이폰 6를 사용하면서 애플의 대답을 어느 정도 들을 수 있었다. 4인치의 한 손 사용성을 좋아하는 이라면 4.7인치의 아이폰 6도 결국엔 좋아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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