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 [써보니] 데스크톱 PC의 새로운 기준

 

디지털 기기의 디스플레이는 수많은 점(픽셀)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점들이 각각 색을 내고, 모여서 우리가 보는 화면을 만들어 낸다. 당장 PC 모니터를 보면 눈으로 이런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요즘 스마트 기기에서 쉽게 접하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이런 픽셀을 더 많이 사용한 것이다. 동일한 화면 크기에 더 많은 픽셀을 촘촘하게 쓰기 때문에 사람의 눈으로는 더는 픽셀이 보이지 않는다. 기존에는 텍스트를 읽을 때 픽셀이 도드라져 보였다면, 레티나 디스플레이에서는 종이에 인쇄한 듯 깨끗하게 보인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디지털 기기에 도입한 곳은 애플이다. 아이폰 4에 처음 사용했다. 물론 지금은 스마트 기기에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채용이 기본이다. 이후 애플은 아이패드, 맥북 프로에 차례차례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적용했으며, 드디어 2014년에는 아이맥에도 이를 채용하기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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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5K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아이맥인 만큼 해상도 이야기부터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27인치용만 나온 상태다. 정확한 해상도는 무려 5120 x 2880으로 기존보다 4배 더 많은 픽셀을 사용했다. 1470만 개의 픽셀을 27인치 공간에 담아낸 것.

올해 대형 TV들은 꿈의 화질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UHD 해상도의 TV 판매에 열을 올렸다. UHD는 4K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4096 × 2160의 해상도를 말한다. 아이맥은 이보다 더 큰 해상도인 5K를 적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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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4K 동영상을 100% 크기로 재생해도 여유 공간이 생긴다. 파이널 컷 프로를 띄워보니, 전체 화면 모드로 전환하면 4K 동영상을 100% 크기로 표현해도 나머지 공간에 에셋과 타임라인을 모두 표시할 수 있을 정도다.

 

아이폰, 아이패드와 또 다른 느낌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 게다가 2년 전부터는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써오고 있다. 오히려 지금은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채용하지 않은 기기를 쓰는 것이 힘들 정도다. 그만큼 눈에 익숙하다.

하지만 27인치 크기의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의 화면을 마주해 보니 몇 년 동안 접했던 레티나 디스플레이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1470만 개의 픽셀이 만들어 내는 선명한 화면은 아이폰 4에서 처음 레티나를 접했을 때보다 더 감동으로 다가온다. 맥북프로 레티나가 노트북의 기준이 되었듯이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는 데스크톱 PC의 기준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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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0만 픽셀이 만들어 내는 완벽한 연주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의 27인치 화면에 들어가는 픽셀 수는 총 1470만 개다. 일반적인 27인치 모니터에 가장 많이 적용된 해상도는 1920 x 1080 풀 HD로 207만 개밖에 되지 않는다. 같은 공간임에도 무려 7배가량 픽셀이 더 많다. 픽셀이 많다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10명보다 100명을 지휘하기가 힘들 듯, 207만 개보다 1470만 개를 제어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더 어렵다.

애플은 이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먼저 디스플레이는 TFT-LCD를 쓴다. 여기서 TFT(초박막 트랜지스터, Thin Film Transistor)는 디스플레이의 핵심 부품이라 할 수 있는데, 각각의 픽셀에 전하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는 산화물 TFT를 쓰고 있다.

2011년에 애플이 샤프의 이그조(IGZO) 패널을 채택할 것이라는 루머가 있었다. 이후 매년 관련 루머가 매체를 통해 보도되곤 했는데, 산화물 TFT가 바로 샤프의 이그조 패널이다. 이그조 패널은 샤프의 브랜드명이라 애플은 산화물 TFT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는 최소 2011년 부터 준비해 온 것이리라.

산화물 TFT는 빠른 응답 속도와 긴 수명이 장점이다. PC에서 전달되는 신호를 더 빨리 화면에 뿌려준다. 1470만 개의 픽셀을 빠르게 제어하기 위해서 낙점된 것이 산화물 TFT인 것이다. 빠른 응답 속도를 갖추었으니, 다음으론 원하는 픽셀을 정확하게 끄고 켜는 것일 터. 이를 조절하는 것이 ‘타이밍 컨트롤러(이하 TCON)’다. 문제는 현존하는 TCON 중에서 5K를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점. 그래서 애플은 최대 40Gbps 대역폭을 가진 TCON을 새롭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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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셀 간의 간섭 효과를 줄이는 기술도 적용했다. 픽셀은 전기가 흘러 켜지게 되는데, 기존보다 4배나 많은 픽셀을 옹기종기 배치하다 보니 근접 픽셀에 신호 전류가 누설되는 누화 현상이나 간섭 현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픽셀과 데이터라인 사이에 유기 패시베이션 기술을 썼다.

이외에도 액정 분자들을 정밀하게 배치하는 광배향 기술을 적용해 명암비를 끌어 올렸으며, 어떤 시야각에서도 명암대비를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보상 필름을 추가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분광복사기를 사용해 색보정이 더해진다. 이런 여러 기술이 오케스트라처럼 조화롭게 연주가 되어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의 선명하면서도 쨍한 화면이 만들어지게 된다.

여기서 하나 더 짚고 넘어갈 부분은 에너지 효율이다. 더 많은 픽셀이 켜져야 하니 에너지도 더 많이 소모하진 않을까? 애플은 기존에 60개의 LED를 사용했지만,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에서는 90개의 LED를 쓴다. 픽셀도 더 많고, LED도 더 많이 쓰는 셈. 하지만 사용 전력은 기존보다 30% 절감된다고 애플은 설명한다. 저전력 패널인 산화물 TFT와 고효율 LED 쓴 덕이다.

 

4K 영상 편집기? 사진 작업

앞에서 파이널 컷 프로를 전체 모드로 하면, 4K 영상을 100%로 띄우고 나머지 메뉴들을 모두 화면에 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맥북프로 레티나 15인치의 경우 1920 x 1080 풀 HD 동영상을 100%로 띄워서 작업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4K를 원본 해상도로 보면서 작업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갖춘 것이다.

문제는 4K 영상 편집기로서의 성능을 지녔느냐는 점이다. 직접 사용한 모델은 3.5GHz로 작동하는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를 품고 있으며, AMD 라데온 R9 M290X 2GB를 채용하고 있다. 저장 장치는 퓨전 드라이브다.

영상 편집을 하는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아무리 5K 디스플레이를 지녔다고 해도 아이맥을 쓸 이유는 없다. 월등히 성능이 좋은 맥 프로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서도 드라마 촬영엔 5K가 꽤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를 방송에 적합한 2K로 변환하는 작업이다. 4K, 5K 동영상은 맥 프로 최고 사양이라고 해도 무손실 원본으로는 편집할 수 없다.

하지만 일반인이라면 4K 영상 편집용으로 활용하기에는 충분하다. 요즘 스마트폰은 4K 동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제품이 제법된다. 이런 동영상은 무손실이 아닌 압축 동영상이기에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에서 매끄럽게 작업을 할 수 있다.

직접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를 쓰면서 만족감이 높았던 부분은 영상 편집보단 사진 작업이다. 라이트룸과 포토샵 등을 사용해 촬영한 사진을 보정하고, 최종 결과물을 확인하는 부분에선 지금껏 접했던 그 어떤 모니터보다 사진을 돋보이게 보여준다. 명암비와 색감 등 디스플레이의 성능을 고려하면, 프로 사진사나 그래픽 디자이너가 탐낼만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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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맥 역사에 기억해야 할 2014년

맥이 나온 지 올해로 30년이 되었다. 첫 맥은 흑백의 화면에 512 x 342 해상도를 지녔다. 그리고 30년 만에 맥은 무려 8400%가량 증가한 5120 x 2880의 해상도를 지니게 된다. 5K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27인치 화면에 1470만 개의 픽셀을 담아 놓은 것이 전부는 아니다. 현존하는 기술을 쏟아부어 최고의 디스플레이를 만들어 냈다. 해상도가 단지 높은 것이 아닌 모든 측면에서 기존보다 더 나은 디스플레이다.

2주가량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 써보니 화면에서는 어느 하나 흠잡을 때가 없다. 성능 또한 문서, 동영상, 포토샵 등의 작업을 주로하는 일반인이 쓰기엔 차고 넘친다. 일반 데스크톱 PC와 비교하면 다소 비싼 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가성비라는 단어를 꺼내는 순간 오히려 저렴하게 느껴지는 가격이다.

현재 맥북프로 레티나 15인치를 쓰고 있다. 노트북 선택 기준이 바로 이 제품이다.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를 처음 마주하는 순간 데스크톱 선택 기준은 이미 결정 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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