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에어 2 [써보니] 패블릿 사용자도 사고 싶어지는 태블릿

 

팀 쿡은 아이패드가 애플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제품이란다. 출시 후 4년간의 판매량을 보면, 아이폰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많이 팔렸다고 하니 그렇게 말할 만도 하다. 그런 아이패드가 최근 주춤하고 있다. 2014년 매 분기 실적을 보면 꾸준히 내리막 길을 걷고 있는 것. 게다가 올해는 화면 크기를 키운 아이폰 6, 아이폰 6 플러스까지 내놨으니, 앞으로 입지가 더 좁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은 여지없이 10월에 새 아이패드를 발표한다. 기존처럼 2종의 제품인 ‘아이패드 에어 2’와 ‘아이패드 미니 3’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아이패드는 곁으로 보면 예년과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전략부터 제품까지 변화가 크다. 먼저 지난 2주간 사용해 본 아이패드 에어 2 이야기를 한번 풀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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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 향상에 주력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쓰이는 프로세서에 차이를 뒀다. 칩셋 이름 끝에 X를 붙여 구분해 왔는데, A6, A6X 이런 식이다. 그래픽 성능을 더 끌어올린 X 프로세서를 아이패드에 쓴 것. 그러다가 작년에 처음으로 X가 없는 프로세서를 아이패드에도 적용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시금 X 프로세서로 돌아왔다. 아이패드 에어 3에는 ‘A8X’가 쓰인다.

프로세서의 성능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그런 탓에 전작보다 A6에서 2배, A7에서도 2배씩 끌어올리던 CPU 성능이 A8에선 20%에 그친다. 전작처럼 ARM v8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획기적인 아키텍처가 나오지 않는 이상 성능을 끌어 올리긴 쉽지 않다.

그럼에도 A8X는 A7보다 CPU에선 40% 빨라졌다. 아이폰 6에 쓰인 A8보다도 더 좋은 성능을 보인다. 이를 위해 애플은 코어를 처음으로 하나 더 늘린다. 3개의 코어를 쓴 것.

CPU보다 그래픽은 성능 개선이 뚜렷하다. 기존보다 2.5배나 좋아졌다. X 프로세서는 그래픽 성능 향상에 중점을 둔다. 아이패드는 아이폰보다 해상도가 높다 보니, 이를 충족하기 위함이다. 작년에는 아이폰과 동일한 A7을 썼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시 예전처럼 그래픽을 더 강화한 A8X로 돌아왔다. 애플은 WWDC 2014에서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를 발표하고, GPU 활용을 끌어올린 메탈을 내놓는다. 메탈의 출현으로 그래픽 성능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X 프로세서를 사용한 건 이와 무관하지는 않을 터.

여기에 처음으로 램은 2GB를 채용했다. 경쟁사가 2GB, 3GB를 진즉 채용했음에도 애플은 최적화와 효율성을 내세워 1GB의 빗장을 풀지 않았는데, iOS7 이후부터는 점차 한계에 다다르는 느낌이다. 아이폰에서도 차기 버전엔 램이 늘어날 가능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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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에어의 A7의 성능은 여전히 현역으로 뛰기에 모자람은 없다. 하지만 iOS는 7로 넘어가면서부터 제법 묵직해졌고, 1536 x 2048 해상도를 완벽하게 제어하기엔 숨이 차 보이기는 하다. 이런 점에서 아이패드 에어 2는 확실히 숨통이 트인 느낌이다. 3개의 코어가 보여주는 연산 능력과 향상된 그래픽은 사진이나 영상 편집, 게임 등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졌다. 이런 차이는 미묘하긴 하지만, 아이패드 에어를 써보면 아이패드 에어 2의 성능 항상이 느껴진다

 

2개를 포개어도 첫 아이패드보다 얇다

아이패드 에어 2의 외형은 전작을 그대로 가져가고 있다. 아이폰 6에서는 사라진 다이아몬드 커팅은 여전히 유려하고, 매끈한 디자인은 타 태블릿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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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달라진 부분이 없지만, 변화는 있다. 일단 옆의 화면 고정 스위치가 사라졌다. 이 스위치는 화면 고정뿐만 아니라 아이폰처럼 음소거 스위치로도 활용할 수 있는데, 언제 사용했는지 기억이 안 날만큼 활용도는 거의 없다. 게다가 iOS 7로 오면서 제어센터에 화면 고정과 음량 조절을 집어넣음으로써 더는 스위치가 없어도 무방해졌다. 스위치 하나 제거되었을 뿐이긴 하지만, 한결 깔끔해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나 두께다. 애플은 아이폰 6와 6 플러스도 두께에 많은 공을 들였다. 6.9mm와 7.1mm로 얇은 두께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아이패드 에어 2는 이보다 더 얇은 6.1mm의 두께를 구현했다. 첫 아이패드가 13.4mm였으니, 2개를 포개어도 더 얇다.

 

DSC_7960▲ 아이패드 에어 2와 아이패드 미니 3

 

숫자로는 이렇게 쉽게 더 얇아졌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더 얇게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아이패드 에어 2처럼 단위 면적은 그대로이지만, 두께만 얇아졌다는 건 더 좁은 공간에 부품을 채워넣어야 한다는 말이다.

얇고 가볍다를 강조해 에어라는 이름을 붙인 아이패드가 작년에 처음 나왔을 때에도 만족도는 높았다. 하지만 아이패드 에어 2는 두께를 한계치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상단의 3.5mm 이어폰 단자를 보고 있노라면, 이 단자가 바뀌지 않는 이상 더는 줄일 수 없을 것만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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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는 얇은 두께는 손으로 옮겨가면 더 확연히 체감된다. 아이패드 에어에 익숙한 손의 감각은 어느새 아이패드 에어 2의 두께를 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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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얇은 두께를 만드는 데에는 2가지 큰 역할을 했다. 먼저 디스플레이다. 아이패드 에어 2의 디스플레이는 패널 내부에 터치 기능을 하는 산화인듐(ITO) 집어넣은 인셀 방식의 패널을 쓴다. 그런 만큼 디스플레이가 얇아졌다. 아이폰은 5 때부터 사용해 왔지만, 아이패드는 인서야 처음 적용됐다.

얇아진 디스플레이는 제품 전체 두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사용성에서도 향상된 경험을 제공한다. 아이패드 에어 2의 디스플레이를 아이패드 에어와 비교해 보면 커버글래스와 LCD 간의 간격이 한층 가까워진 것을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화면이 손끝에서 맞닿아 노는 느낌이다. 조작성이 한결 더 좋아진 셈.

두께를 줄임과 동시에 반사도 줄였다. 이미 아이맥이나 맥북에는 반사를 줄이는 코팅을 적용한 바 있다. 터치 화면에 반사 코팅 적용은 처음이다. 이전보다 56% 줄였는데, 그 차이는 확연히 느껴진다. 반사가 줄어든 만큼 색은 더 또렷이 보이고, 외부에서 쓰기에 더 좋아졌다.

또 하나는 프로세서다. 두께가 얇아지면서 가장 큰 손해를 보는 부분은 배터리 용량일 수밖에 없다. 애플은 아이패드의 사용 시간을 10시간에 맞춰왔다. 아이패드 에어 2라고 예외를 둘 수는 없는 법. 배터리 용량이 줄어들었으니 전력 소비를 낮춰야만 한다. 이에 프로세서의 공정을 20nm로 개선해 해결했다. 두께는 얇아졌지만, 여전히 아이패드 에어 2의 사용시간은 10시간이다.

 

여러 기기의 공존을 추구하는 애플

작년 아이패드는 에어와 미니 사이에서 선택의 갈등이 존재했다. 화면 크기만 다를 뿐 차이점의 거의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아이패드 미니가 처음 나왔을때 처럼 아이패드 에어 2를 메인으로 하고 있다. 명확하게 둘 사이의 위치를 갈라놓았다.

이 때문에 사용자는 자연스레 아이패드 에어 2로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화면은 여전히 9.7인치로 커졌지만, 얇은 두께와 반사 코팅 적용 등으로 휴대해서 쓰기엔 더 좋아졌다. 화면이 더 커진 아이폰 6와 6 플러스의 출현으로 화면 크기에서 좀 더 명확하게 차이가 나는 아이패드 에어 2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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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아이클라우드와 연속성을 통해 맥, 아이패드, 아이폰 등 여러 기기가 공존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고 있으며, 이미 상당히 구현한 모양새다. 그럼에도 아이폰 6와 6 플러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었을 테다.

아이패드 에어 2에는 이런 애플이 고민이 녹아있는 제품이다. 작년과 동일한 폼팩터를 사용해도 충분했을 테지만, 이를 더욱 가다듬어 완성도를 한층 끌어 올렸다. 더 매력적인 제품으로 포장할 필요가 있었던 탓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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