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장점과 단점 사이

 

애플워치를 손목에 차고 나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좋은 것과 나쁜 것. 가볍게 정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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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 아이폰과 떨어지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지 않다. 전화, 메시지 모두 아이폰과 연동되어야 한다. 연동이 끊기면 애플워치는 조금 심심해진다.

장점 - 아이폰 없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은, 철저히 아이폰에 기대어 간다는 뜻이다. 자연히 오랫동안 쌓인 iOS의 견고한 세계에 묻어갈 수 있다. 아이폰은 원래 똑똑하니, 애플워치는 그 지시에 따르기만 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 게다가 애플워치 앱은 무서운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나다. 아이폰과 10m 이상 멀어지지만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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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 예쁘다. 티셔츠에도 어울리고 포멀한 재킷과 셔츠를 만났을 때도 빛을 발한다. 이 스타일리시함은 새로운 소비자층을 유혹한다. 스마트폰에 공인인증서 넣기도 버거워하는 아가씨들조차 애플워치를 갖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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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 이른바 ‘줄질’의 지름신이 몰려온다. 난 어제 애플워치에 어울리는 팔찌를 5개나 샀다. 더 살 예정이다. 새로운 밴드도 갖고 싶다. 밀레니즈 루프와 함께 고민하던 모던 버클 핑크 밴드를 잊을 수 없다. 안되겠다. 사야겠다. 내 얄팍한 지갑이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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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제안했다. 디지털 스케치는 감성적이고 감동적이다. 딱딱한 활자와 정형화된 이모티콘을 넘어 내 ‘손글씨’를 보낼 수 있다니.

단점 - 지인 한 명이 나한테 집요하게 ‘가운데 손가락’을 그려서 디지털 스케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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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 과시하기 딱 좋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에서 80만원 짜리 시계로 이렇게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받기란 불가능하다. 애플워치를 찬 내 손목을 주시하며, 한 번만 구경해보자고 덤비는 사람들의 관심도를 측정하자면 내가 파텍필립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준다.

단점 - 귀찮다. 사람들이 자꾸 애플워치를 차면 뭐가 좋냐고 묻는다. 무슨 기능이 있는지 묻는다. 얼마냐고 묻는다. 애플워치로 전화걸 수 있냐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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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 우리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이들 기기는 매일 혹은 일주일에 서너번의 충전을 필요로 한다. 여기에 매일 매일 충전해야 하는 애플워치가 추가된 것은 슬픈 소식이다. 충전의 노예가 된 기분이랄까. 지금 내 멀티탭엔 전쟁이 났다

장점 - 하지만 기쁜 소식은 다른 기기에 비해 애플워치의 충전이 훨씬 쉽고 우아하다는 것이다. 자석형 충전 단자 근처에 슬쩍 올려놓기만 해도 충전이 시작된다. 게다가 충전 케이블이 다른 제품에 비해 훨씬 길다. 무려 2m다. 처음엔 이유를 몰랐는데, 이젠 알 것 같다. 케이블을 화장대로 끌어와 애플워치가 들어있던 케이스와 결합해 사용하면 한결 쾌적하다. 시계를 충전한다기 보다는 보관함에 슬쩍 넣어두고 잠든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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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 며칠 전부터 내게 변화가 일어났다. 글 쓰는 직업이 워낙 운동량이 적다. 최근엔 야근도 많아서 운동도 거르게 됐다. 그런데 애플워치에 설정해둔 일일 운동량 목표가 하루종일 날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움직이라고, 일어서라고! 이 과녁형의 UI는 누가 디자인했는지 몰라도 기가 막히다. 오늘 하루 내가 얼마나 적게 움직였고, 얼마나 운동량이 부족한지를 무서울 만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퇴근하며 2~3 정거장 먼저 내려 걷기를 시작했다. 손을 세차게 저으며 집에 걸어가면 아슬아슬하게 하루 목표량인 300칼로리를 소비할 수 있다.

단점 - 사실 나는 운동이 싫다. 자꾸 강제로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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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 적어도 내 입장에서, 아이폰 핑하기(아이폰 찾기) 기능은 혁신 그 자체다. 놀랍게도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폰을 어디다 뒀는지 잊어서 사무실 안에서도 전화를 거는 둥 수선을 떨곤 하는데, 이젠 그냥 애플워치로 ‘핑’하면 된다. 영롱한 호출음은 아이폰을 바로 찾아낼 수 있을 정도.

단점 - 그런데 왜 아이폰에서 애플워치를 핑하는 기능은 없단 말인가. 손목에서 잠시 빼놨다가 잃어버린 경우도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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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 애플워치에 있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싶다면, 애플워치 앱에서 잠금 기능을 활성화해두자. 손목에서 애플워치를 빼는 순간 잠금 상태로 전환된다. 비밀번호를 눌러야만 애플워치를 사용할 수 있으니 안전하다. 아이폰에서 잠금을 해제할 수도 있다.

단점 - 그런데 이거 꽤 귀찮다. 괜히 잠금을 설정해뒀다가 워치를 풀러놓을 때마다, 잠겨버리는 번거로움을 느꼈다. 결국 지금은 잠금을 해제한 상태. 이러다 후회하는 날이 오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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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 애플워치엔 카메라가 없는 대신 카메라 리모트 앱이 있다. 워치에서 이 앱을 열면, 아이폰의 카메라 앱도 실행된다. 이름 그대로 리모컨 역할을 하는 것이다. 워치를 아이폰 카메라의 셔터이자 뷰파인더로 써먹을 수 있다. 이 작은 화면을 통해 초점과 노출 조정까지 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아이폰의 고화질 후면카메라로도 셀카를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워치 화면에 나오는 모습을 보고 표정이나 각도를 잡으면 되니까.

단점 - 아직까지는 애플워치에서 카메라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 딜레이도 있다. 곧 OS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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