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이패드 프로의 가능성?

 

애플이 3년 만에 새로운 아이패드를 내놨다. 2012년 7.9인치의 아이패드 미니를 선보이며 아이패드 라인업에 변화를 꾀하더니, 이번에는 12.9인치로 화면 크기를 키웠다. 더 커진 화면 적용과 함께 애플은 아이패드의 성격도 새롭게 부여했다.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 에어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모습이다. 

 

잡지

아이패드 프로를 처음 보는 이라면 으레 하는 말이 있다. 화면이 엄청나게 크다는 것. 12.9인치의 숫자와 실물 사이의 간격은 생각 외로 크다. 지난 9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이패드 프로를 처음 봤을 때의 놀라움은 머릿속에서 한참을 혼란스럽게 했다.

그리고 두어 달이 지난 12월 초 기억이 다소 흐릿해 질 무렵 다시 만난 아이패드 프로는 큼직한 크기에 대한 기억의 흔적이 남은 탓인지 처음 봤을 때 보단 크기에 대해 너그러울 수 있었다. 아이패드 프로의 가로, 세로 길이는 220.6 x 305.7mm. 12인치 맥북보다 가로, 세로가 더 큰 셈. 제품만 놓고 보면 다소 낯선 크기라고 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이미 익숙한 크기다. 잡지와 비슷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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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인치 화면 크기에 해상도는 2732 x 2048. 픽셀의 수만 무려 560만 개다. 애플은 화면의 크기와 비례해 많아진 픽셀을 정밀하게 배치하기 위해 광배향 공정을 작년부터 쓰기 시작했다. 아이패드 프로 또한 이 기술을 사용해 560만 개의 픽셀을 12.9인치 화면 안에 균일하게 담았다.

아이패드 에어2와 비교해 보니, 미묘한 차이 이지만 확실히 명암대비가 더 좋아졌다. 그만큼 검은색은 더 짙어지고, 색상은 더 쫀득하게 표현된다. 반사 방지 코팅은 기본, 지문 방지 흡착 코팅도 적용되어 있다. 가끔 아이패드에서 베인클로리 게임을 즐기곤 하는데, 게임 한판이 끝나면 화면에 엄청난 지문이 찍혀있게 된다. 게임 한판에 상당히 많은 터치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패드 프로에서는 지문이 훨씬 덜 남는다. 처음에는 그 이유를 몰랐는데, 궁금증에 제원을 찾아보고서야 알게 됐다.

애플은 작년에 5K를 품은 아이맥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내놓은 바 있다. 1470만 개의 픽셀을 지닌 아이맥 5K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화면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어하기 위해 타이밍 컨트롤러(이하 TCON)를 새롭게 만들었다. 아이패드 프로는 아이패드 에어 2보다 화면은 78% 더 크며, 픽셀은 250만 개 더 많다. 560만 개의 픽셀을 정확하게 제어해야 하는 것. 이를 위해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도 TCON을 적용했다.

 

멀티태스킹

디스플레이를 품고 있는 제품의 화면 크기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TV, 모니터 등만 봐도 주류가 되는 화면 크기는 매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집에서 TV로 편하게 영화를 보고 있음에도 더 큰 화면의 극장을 간다. 이유는 단순하다. 화면은 크면 클수록 좋기 때문이다.

아이패드도 화면이 커졌다. 확실히 커지니 좋다. 흥미로운 부분은 화면이 커지니 아이패드 에어2 에선 거의 쓰지 않던 멀티태스킹을 아이패드 프로에선 활발하게 쓴다는 점. 오른쪽 테두리에서 왼쪽으로 스와이프 하면 두 번째 앱이 실행되는 슬라이드 오버가 작동한다. 이 상태에서 경계 부분을 움직여 고정하면, 2개의 앱을 동시에 실행하는 스플릿 뷰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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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의 멀티태스킹과 비교하면, 제약은 많다. 그런데도 아이패드 프로에서의 멀티태스킹은 편리한 구석이 있다. 기능의 좋고 나쁨이 아닌, 기능의 있고 없음의 차이인 것. 특히 큰 화면 덕에 더욱 적극적으로 멀티태스킹을 활용하게 된다. 역시 화면은 크면 클수록 좋다.

 

휴대성

물론 화면이 커지면 제품 크기도 커지기 때문에 휴대성이 훼손된다. 아이패드 프로 또한 여기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에 비하면 들고 다니기 힘들다. 지하철에 서서 아이패드 에어로 이것저것 콘텐츠를 즐기곤 했는데, 아이패드 프로는 엄두가 안 난다. 무게는 1세대 아이패드와 비슷할 정도로 마른 체형이지만, 역시나 면적이 넓다 보니, 가볍게 매고 다니던 가방에는 들어가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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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아이패드 프로의 성능을 살펴보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plication processor, 이하 AP)는 A9X를 쓴다. A8X보다 CPU 성능은 약 1.8배, GPU는 약 2배 정도 좋아졌다는 것이 애플의 설정이다. 특히 램(RAM)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엔 4GB의 램을 장착한 것은 인상적이다.

2015년 12월 기준으로 아이패드 프로의 AP 성능은 ARM 기반 제품 중에선 넘볼 자가 없다. 게다가 램도 4GB를 장착했다. 태블릿임에도 노트북을 대체하고 싶은 갈망을 성능에 여지없이 담은 모습이다. 성능 자체를 노트북이나 데스크톱과 비교할 수 없지만, 웬만한 PC에서도 할 수 없는 4k 비디오 스트림 3개 동시 편집을 아이패드 프로는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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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이 더 좋아지고, 화면이 켜졌지만, 여전히 아이패드 프로는 아이패드다. 좀 더 화면 큰 아이패드를 쓰고 싶다면 모를까, 단지 아이패드가 필요하다면, 굳이 아이패드 프로를 사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전용 액세서리를 쓰지 않는다면, 아이패드 프로는 단지 화면 큰 아이패드일 뿐이다.

 

애플 펜슬, 스마트 키보드

아이패드 프로가 아이패드 에어, 아이패드 미니와 차별화를 주는 것이 바로 전용 액세서리인 애플 펜슬과 스마트 키보드다.

먼저 애플 펜슬 이야기를 해보자. 애플은 아이폰을 처음 내놓을 때 스타일러스 없이 손가락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아무도 스타일러스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바 있다. 그런데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를 내놓으면서 ‘애플 펜슬’을 함께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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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이폰이 나왔을 때의 스타일러스와 애플 펜슬은 엄밀히 다르다. 당시의 스타일러스는 PDA를 쓰기 위해서는 필수로 있어야 하는 액세서리였다. PDA의 작은 화면에 오밀조밀 배열된 버튼은 손가락으로 누를 수 없다. 얇고 몽땅한 스타일러스는 필기를 위한 도구는 아니였다.

하지만 애플 펜슬은 쓰고, 그리기 위한 디지털 도구를 목표로 나온 제품이다. 스티브 잡스가 언급한 스타일러스랑은 성격이 다른 것.

직접 써본 애플 펜슬은 지금까지 써 본 그 어떤 스타일러스보다 펜슬을 디지털로 잘 옮겨 놓은 제품이다. 화면에 대고 선을 그어보면, 딜레이는 눈치채기 어려울 만큼 거의 없으며, 매끄럽게 펜촉을 따라 그려진다. 게다가 필압을 인식할 뿐만 아니라 기울기까지 인식해 명암도 넣을 수 있다. 필기보단 그리기에 좀 더 적합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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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그리기를 위해 아이패드 프로의 디스플레이는 초당 240회의 속도로 애플 펜슬을 스캔한다. 애플은 초당 60회로 손가락을 인식하던 속도를 아이패드 에어 2 때 초당 120회로 늘렸다. 아이패드 프로에서도 손가락을 사용할 땐 초당 120회이지만, 애플 펜슬은 이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작업을 진행한다. 이 때문에 애플 펜슬 사용 시 아이패드 프로 배터리 소모가 더 빠르게 진행된다.

필압은 애플 펜슬에서 계산해 디스플레이로 전달되는 방식이다. 애플 펜슬 앞쪽에는 위아래 2개의 센서가 내장되어 있다. 펜촉이 눌러지면, 2개 센서 사이의 거리에 변화가 생긴다. 이것을 필압으로 표현한다. 기울기도 이 센서를 통해 각도가 측정되어 디스플레이에서 그려낼 수 있는 것. 기울기가 표현하는 명암은 진짜 연필을 눕혀서 그리는 기분이다.

애플 펜슬은 블루투스로 연결되며, 배터리를 품고 있다. 페어링은 아이패드 프로의 라이트닝 포트에 꽂으면 이루여 지며, 충전도 할 수 있다. 15초 충전에 30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충전은 빠르다. 다만 아이패드 프로에 애플 펜슬을 꽂으면 다소 아슬아슬해 보이며, 자그마한 애플 펜슬 뒤뚜껑은 잃어버리기 쉬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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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키보드는 스마트 커버에 키보드를 품은 형태로 애플 펜슬만큼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일단 키보드는 패브릭으로 감싸고 있는데, 두께를 줄이기 위해 키의 반동에 사용되는 스프링 등이 일절 쓰이지 않았다. 패브릭의 복원력으로 대신하고 있는 것. 그러다 보니 키감이 많이 낯설다.

애플은 맥북에 나비식 메커니즘을 도입해 타이핑 성향을 바꿨다. 두께를 줄이기 위함이긴 했지만, 손가락에 최대한 힘을 빼고 타이핑하면 무척 편안한 키보드가 맥북이다. 스마트 키보드도 이런 성향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물론 키감은 맥북과는 또 다른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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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프로와 스마트 키보드 연결은 블루투스가 아닌 단자를 통한 직접 연결이다. 그런 만큼 반응이 빠르고, 전원 공급도 함께 이루어진다. 다만 iOS에서의 키보드 사용이 처음이라 그런지 소소한 버그가 존재한다. 안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가능성

아이패드 프로가 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아이패드 프로가 처음 공개되는 순간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질문이고, 많은 매체에서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다.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굳이 아이패드 프로를 써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아이패드 프로를 직접 일주일 넘게 사용한 후에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 지금 당장 아이패드 프로는 노트북을 대체할 수 없다. 그건 너무 명백하다.

그럼 질문을 약간만 바꿔보자. 앞으로 아이패드 프로는 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선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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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세대는 PC에 이미 익숙하다. 윈도우나 맥 OS는 이미 나온 지 30년가량 되었고, 스마트 기기가 나오기 전부터 PC를 써왔다. 그렇기에 제약이 많은 모바일 OS를 품은 아이패드 프로를 노트북처럼 사용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더 어린 세대를 보자.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은 PC보다 스마트폰에 더 익숙하다. 이들은 스마트폰으로 기성 세대보다 더 많은 것을 해낸다. 이들이 커서 성인이 된다면 어떨까? iOS는 OS X와 비교하면, 정말 단순한 사용자 환경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 가량 돌이켜보면, 할 수 있는 영역은 엄청나게 확장되었다. 앞으로도 iOS는 점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질 것이다. 결국 아이폰에 익숙한 세대는 아이패드 프로를 노트북처럼 쓰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다. 미래에는 iOS만으로도 충분하게 되지 않을까?

 

원문 : http://it.donga.com/23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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