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2015년형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

 

2014년 애플은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데스크톱 PC인 ‘아이맥’에 적용했다. 디지털 기기에 쓰이는 디스플레이는 수많은 점(픽셀)으로 구성되고, 각각의 픽셀이 다양한 색의 빛을 냄으로 우리가 보는 화면을 만들어 낸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이런 픽셀을 기존보다 더 많이 사용한 것으로 애플이 만든 용어다.

그리고 작년 애플은 새로운 아이맥을 선보인다. 27인치는 일반 디스플레이 모델이 사라졌고 레티나 디스플레이 모델만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21.5인치 모델도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쓰지 않는 제품은 맥북에어 11인치, 13인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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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인치 화면으로 즐기는 5K 해상도

일반 모니터를 사용해 보면 픽셀이 또렷이 보인다. 하지만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더 많은 픽셀을 촘촘하게 넣어 사람의 눈으로는 픽셀을 인식할 수 없다.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적용하는 픽셀의 기준은 보통 기존보다 4배 더 많이. 이런 연유로 27인치 아이맥은 5120 x 2880 해상도를 지녀 5K가 되며, 21.5인치 아이맥은 4096 x 2304로 4K가 된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프로 등을 사용하면서 이미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익숙한 상태다. 그럼데도 27인치 화면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새롭다. 같은 영화라도 스마트폰, TV, 극장 등에 따라 전해지는 감동은 다르다. 이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 바로 화면 크기다. 27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마치 스마트폰에서 그저 그랬던 영화가 극장에서 다시 보니 엄청나게 재미있어진 것과 유사한 느낌이다. 아이폰보다 더 선명하고, 맥북프로보다 색은 더 찰져 보인다. 이는 패널 차이에서 기인하는 부분도 있지만, 화면이 커짐으로 인한 영향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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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업계에도 풀 HD를 넘어 4K 해상도를 적용한 제품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지만, 아직 대중적이진 못 하다. 그나마 스마트폰에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의 전환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픽셀을 볼 수 없는 화면이 얼마나 좋은지 알고 있을 터. 레이저 프린터로 인쇄한 듯한 선명한 텍스트를 27인치의 넓은 화면에서 쓸 수 있다는 점은 노트북을 주로 사용하는 나조차도 사고 싶게 만드는 요소다.

 

전작보다 나아진 레티나 디스플레이

앞에서 언급한 4배 더 많은 픽셀 적용은 1개의 픽셀이 하던 일을 4개의 픽셀이 하게 됨을 의미하고, 21.5인치 아이맥은 940만 개의 픽셀을 27인치 아이맥은 1470만 개의 픽셀을 제어해야 함을 뜻한다. 207만 개의 풀 HD 픽셀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많다.

이렇게 많은 픽셀을 정교하게 배치하고, 완벽하게 제어하기 위해 애플은 다양한 기술을 적용한다. 타이밍 컨트롤러(TCON)를 새로 만들고, 유기 패시베이션 기술을 도입하고, 광배향 공정과 보상 필름까지 상당한 공을 들였다. 사실 소비자는 어떤 기술이 적용되었는지 몰라도 상관없다. 게다기 이 기술들은 2014년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에 모두 적용된 부분이다.

하지만 2015년 제품에는 디스플레이에서 달라진 부분이 있다. 색 영역이 ‘P3′로 변경된 것. 우리가 눈으로 보는 색과 모니터에서 표현하는 색은 100% 일치하지 않는다. 보통 디스플레이는 표현할 수 있는 색의 범위가 있다. 빛이 낼 수 있는 모든 색상을 표현하는 디스플레이는 아직 없다.

보통 모니터는 sRGB를 색 영역을 사용한다. 그런데 새로 나온 아이맥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P3 색 영역을 쓴다. P3는 sRGB보다 25% 더 넓은 색표현 범위를 지니고 있다.

 

im02▲ 안쪽 삼각형이 sRGB, 바깥 삼각형이 P3

 

어떤 차이가 있을까? 위 이미지를 보면 적색과 녹색 영역으로 삼각형이 더 커진 걸 알 수 있다. 즉, 적색과 녹색의 표현 능력이 더 좋아졌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미지를 비교해 보면, 적색과 녹색이 좀 더 쨍하게 표현되는 걸 볼 수 있다. 미묘한 변화이긴 하지만, 수많은 픽셀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 내고, 이를 눈에서 받아들이는 경험의 차이는 작지 않다. 한참 아이맥을 쓰다, 맥북프로를 사용하면 빛바래 보이는 건 이와 무관치 않은 것.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이유는 적록 형광체를 가미한 LED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빛의 삼원색인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이 좀 더 균등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다만 P3 디스플레이를 제대로 쓰려면, 그 위에 보이는 이미지나 영상 또한 P3를 지원해야 한다. sRGB 영역으로 설정해 찍은 사진으로는 P3 디스플레이가 의미 없다. 일반 사용자들이 쓰는 장비는 대부분 sRGB 영역에 여전히 머물러 있으므로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의 P3 색 영역은 크게 와 닿지 않는 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DSLR 카메라로 RAW 이미지를 주로 작업하는 이나 사진, 영상 전문가에겐 분명 메리트가 있다.

 

하드웨어의 변화

현재의 아이맥 디자인은 2012년 10월에 처음 선보인 것이다. 5mm의 모서리 두께를 지녔으며, 이음새 없는 디자인을 채용하고 있다. 앞면과 뒷면을 붙일 때 마찰교반 용접이라는 공정을 도입해 마치 일체형처럼 만들었다. 3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완벽에 가깝다.

PC의 메인 부품은 CPU다. 27인치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는 인텔 6세대 코어인 스카이레이크를 쓴다. 하지만 21.5인치 아이맥 레티나 4K 디스플레이는 인텔 5세대 코어인 브로드웰을 적용했다. 이는 외장 그래픽 카드 때문으로 보인다. 27인치 제품은 AMD 라데온 외장 그래픽 카드가 적용되어 있지만, 21.5인치는 내장 그래픽만 쓴다. 스카이레이크나 브로드웰이나 CPU의 성능은 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내장 그래픽은 브로드웰(Iris pro 6200)이 스카이레이크(HD530)보다 더 낫다.

그러다 보니 구매 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생긴다. 21.5인치 제품의 가격은 209만 원, 27인치 일반형 모델은 249만 원이다. 40만 원만 더 투자하면, 화면은 더 커지고 외장 그래픽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본으로 제공되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도 21.5인치에는 5400rpm(revolution per minute, 분당 회전수)이지만, 27인치에는 7200rpm이 쓰인다. rpm이 높은 제품일수록 저장된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가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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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1TB의 퓨전 드라이브는 SSD 용량이 24GB로 줄었다. 퓨전 드라이브는 SSD + HDD 구조의 저장 장치다. 운영체제나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파일은 속도가 빠른 SSD에 저장하고, 사용빈도가 낮은 파일은 HDD에 저장해 성능과 용량의 이점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솔루션이다.

그러므로 SSD의 용량은 클수록 좋은데, 원래 128GB에서 24GB로 대폭 줄인 것. 물론 SSD의 용량을 줄임으로 인해 1TB 퓨전드라이브의 업그레이드 비용도 절반가량 낮아졌다. 그만큼 퓨전 드라이브 선택의 부담이 줄긴 했지만, SSD의 이득을 체감하기엔 24GB는 다소 적은 공간으로 여겨진다.

2, 3TB 퓨전 드라이브는 종전처럼 128GB SSD를 채용하고 있다. 일반 사용자라면 종전보다 더 부담 없이 1TB 퓨전 드라이브를 써볼 수 있지만, 성능을 중시하는 고급 사용자는 오히려 비용을 더 지급하고 2, 3TB 퓨전 드라이브를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개선된 키보드와 마우스, 그리고 트랙패드

아이맥 안에는 매직 키보드와 매직 마우스가 함께 들어있다. 애플은 이번에 아이맥을 내놓으면서 키보드와 마우스에도 변화를 줬다. 그리고 별도 구매해야 하는 매직 트랙패드도 개선했다. 이들 3가지 액세서리의 가장 큰 변화는 더는 AA 배터리를 쓰지 않는다는 것. 모두 내장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라이트닝 케이블로 충전한다. 그래서 아이맥에는 라이트닝 케이블도 함께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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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매직 키보드 이야기를 해보자. 일단 AA 배터리가 들어가는 공간이 사라지다 보니 기존보다 얇아졌다. 블루투스로 연결하지만, 배터리가 없을 땐 라이트닝 케이블을 연결한 채 사용해도 된다. 100% 완충까지 2시간 정도 소용되며, 약 한 달 정도 쓸 수 있다.

키감은 종전보다 더 가볍고, 얕아졌다. 그만큼 부드럽게 타이핑되며, 좀 더 경쾌하게 눌러지는 기분이다. 맥북프로, 맥북 등을 통틀어 가장 마음에 드는 키보드다. 애플은 새 매직 키보드에 적용된 가위식 메카니즘을 새로 설계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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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마우스는 충전 방식 때문에 온라인에서 자주 회자되곤 한다. 라이트닝 포트가 바닥에 있다 보니 충전 중에는 사용할 수 없는 구조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었는데, 제품을 직접 보니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더라. 유선형으로 매끄럽게 만든 매직 마우스의 측면에 라이트닝 포트를 집어넣는 것은 외관을 크게 해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애플 디자이너도 이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차라리 애플워치처럼 자석식 무선 충전 방식을 채용해 이 부분을 해결했으면 지금처럼 욕은 먹지 않았을 터.

마우스 자체는 가볍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지녔다. 두께는 조금 더 얇아져 매직 마우스 표면에서 멀티터치를 쓰기에도 조금 더 나은 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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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개인적으로 마우스를 잘 쓰지 않는다. 맥 OS X는 트랙패드로 작업하는 것이 더 편한 구석이 있다. 그래서 새로운 매직 트랙패드가 나왔을 때 기대가 켰다.

새 매직 트랙패드는 기존보다 면적이 29% 더 넓다. 두께는 더 얇아졌고, 각도도 완만해졌다. 그만큼 손목을 많이 꺾지 않아도 되기에 피로도가 덜하다. 표면 소재도 바뀌었다. 손가락이 닿는 감촉이 이전보다 더 좋다. 유리처럼 매끄럽지는 않지만, 부드럽게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다.

표면 어느 곳을 누르더라도 균일하게 클릭할 수 있도록 에지 투 에지 기법이 적용되어 있다. 트랙패드를 쓰다 보면 가장자리 부근을 클릭할 수도 있다. 아이맥을 쓰는 동안 마우스보다 트랙패드를 주로 사용했는데, 어느 지점을 클릭하더라도 일정한 반응성을 보여줬다. 게다가 포스 터치 기술까지 더해져, 누르는 강도에 따라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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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톱 PC의 종착역

맥은 애플 전체 사업에서 비중이 크지 않다. 게다가 사람들은 아이맥보다 맥북프로를 더 선호한다. 그럼데도 애플이 아이맥에 쏟는 정성은 대단하다. 이는 27인치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를 써보니 쉬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27인치의 큰 화면을 제공하면서도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선명함은 PC의 선택 기준을 바꿀만큼 매력적이고, 일체형의 디자인은 이동성 측면 편리함을 준다. 게다가 마우스와 키보드, 트랙패드까지 개선해 작업 환경은 더 좋아졌다. 일반인이 쓰기에는 과분해 보이기도 하지만, 직접 써보면 249만 원부터 시작하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사고 싶어지는 제품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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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it.donga.com/2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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