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의 만지작] 음악의 바다를 서핑해 볼까? ‘애플뮤직’

 

지난 8월 5일 애플이 국내에 정식으로 ‘애플뮤직’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음원 저작권은 협상하기 싫을 만큼 복잡하게 꼬여 있다 보니 해외 업체가 국내서 음원 서비스를 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올해 들어 음원 저작권 협상에 다소 진척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긴 했지만, 이렇게 불쑥 론칭할 줄은 몰랐다.

어쨌든 반가운 마음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덥석 가입했다. 첫 3개월은 무료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써볼 이유는 충분하다. 그리고 어느덧 10일 넘게 애플뮤직을 사용했고, 비어있던 플레이리스트는 이미 다양한 음악들로 채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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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음원 서비스는 생각 외로 많다. 멜론, 지니, 엠넷, 벅스, 네이버 뮤직, 비트, 카카오뮤직, 밀크 등 주요 사업자가 8개나 있다. 이 중 내가 써본 것은 멜론과 지니다. 작년에는 멜론을 주로 사용했었고, 지금은 지니를 쓰고 있다.

멜론과 지니는 국내서 1, 2위 하는 음원 서비스이다. 하지만 앱을 사용해 보면 묘하게도 닮은 점이 많다. 최신음악과 실시간 차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사용자의 취향은 그다지 고려하지 않은 음악 추천을 해준다. 이 둘 서비스를 모두 써본 사용자 입장에서 가장 짜증났던 부분은 사용자 경험이다.

스마트폰은 화면이 작으므로 앱을 디자인하면서 사용자 경험은 0순위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원하는 음악을 선택해 감상하려면 무조건 목록을 만들어야 하고,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보관하는 과정은 왜 그리 복잡한지 도통 이해가 안 된다. 음악을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인데, 오히려 이를 방해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곳곳에서 느꼈다.

이런 국내 서비스를 쓰다 애플뮤직에 들어가 보면, 뭔가 휑해 보일 정도로 사용자 환경은 훨씬 간결하다, 사용자 경험은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음악을 위한 서비스라는 분위기를 폴폴 풍기고 있다.

 

DSC_4893 copy ▲ 애플 서비스 중에서 드물게 안드로이드 앱을 지원하는 애플뮤직

 

애플뮤직을 실행했다면, 뭐부터 해야 할까? 당장 듣고 싶은 음악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For You(추천하기)’ 메뉴를 눌러본다. 애플뮤직 가입 과정에서 좋아하는 장르와 가수를 알려주는 과정을 거쳤을 터. 이를 기반으로 음악을 추천해 준다.

사람들은 얼마나 폭넓게 음악을 즐길까? 아마 그렇게 다양하게 음악을 즐기지는 않을 테다. 멜론이나 지니를 쓴다면 순위 100에 있는 음악을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무수히 많은 음원 속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찾는 일은 시간이 들기 마련이고, 바쁜 현대인들에겐 그럴 여유가 없다. 나조차도 학창 시절엔 다양한 장르의 국내외 음악을 들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음악을 접하는 일이 확연히 줄었다.

그렇다고 이들이 K-팝만 듣기를 원할까? 국내 음원 소비 조사 결과를 보면 K-팝을 가장 많이 듣는다고는 하지만, 다양한 음원을 접할 기회가 더 적기 때문이 아니겠느냔 생각이 든다. 국내 음악 서비스의 보유 음원이 많지도 않을뿐더러, 이들 서비스는 다양한 음원을 사용자가 접할 수 있는 통로도 마련해 놓지 않았다.

애플뮤직이 제공하는 음원은 3000만 개가 넘는다. 이런 방대한 음원에 언제라도 접근할 수 있지만, 내 취향에 맞는 음악을 직접 찾으라면 아마도 듣던 음악만 찾아 듣게 될 테다. 이 때문에 애플은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추천해 준다. 0과 1의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의 취향을 파악한 후, 음악 전문가가 만든 재생 목록을 추천해 주는 것. 애플은 이를 위해 전 세계 음악 전문가를 기용하고 있다. 사람의 감성이 담겨 있는 음악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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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뮤직 가입 후 내 재생목록은 당연히 텅텅 비어 있었다. 그리고 10일 넘게 사용하는 동안 28개의 플레이리스트가 생겼다. 그만큼 다양한 음악 추천받았고, 추천받은 플레이리스트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내 재생목록에 차곡차곡 저장되었다. 내가 한 일은 음악을 듣고, 마음에 들면 하트를 누르는 일이 전부다. 그럼 애플뮤직은 누적되는 데이터를 이용해 가장 적당한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해 준다. 모든 플레이리스트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건 마음에 쏙 드는 플레이리스트를 자주 발견한다는 것. 그러다 보니 계속 재생목록에 저장하게 된다.

사용자는 음악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그냥 애플뮤직이 추천해 주는 음악에 몸을 맡기면 된다. 100%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꽤 만족스럽다.

‘새로운 음악’ 메뉴도 둘러볼 만 한다. 신곡과 함께 다양한 큐레이션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예를 들어 ‘일하면 듣는 2000년대 히트곡’은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내가 듣고 있는 플레이리스트다. 휴가, 드라이브, 출퇴근, 요리, 로맨스 등 여러 테마별로 다양한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해 준다. 여기에 SM타운, YG패밀리, JYP 등이 직접 운영하는 큐레이션 공간도 있다. 새로운 음악은 iOS10에서는 ‘둘러보기(Browse)’로 이름이 바뀐다. 신곡만 제공되는 공간이 아니므로 둘러보기라는 명칭이 더 적합해 보인다.

비츠1은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전통적인 라디오 방송이다. 국내 애플뮤직 론칭을 기념해 Takeover: The Sound of Korea’라는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매주 1회씩 총 4회 방송 예정으로, 1회엔 소녀시대 티파니, 2회엔 f(x) 앰버, 샤이니가 출연한 바 있다. 사실 비츠1은 10일 넘는 기간 동안 거의 써본 적이 없다. 국내 라디오 방송도 들어 본 적이 거의 없을 만큼 라디오는 내 스타일이 아닌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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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음악을 듣는 즐거움. 사실 한동안 잊고 지냈다. 하지만 요 며칠 애플뮤직 덕에 귀가 행복하다고 외친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몇몇 좋아하는 국내 가수의 음원을 찾을 수 없다. 저작권 계약을 못 한 곳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 지니 사용 기간이 남아 있어 이들 가수의 노래를 들을 수 있지만, 다시금 국내 음원 서비스를 쓰려니 현기증이 난다. 그저 애플이 부족한 국내 음원을 확보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애플뮤직의 월정액 금액은 미국보다 2달러 더 저렴한 7.99달러이고, 최대 6명이 쓸 수 있는 패밀리 멤버십은 3달러 더 저렴한 11.99달러다.

글 – 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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