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갤럭시 S8’의 사용자 경험

 

[메이즈] 갤럭시 S8의 예약판매가 100만 대를 넘을 듯싶다. 현재의 분위기로는 100만 대가 안 넘는 게 더 이상할 정도다. 4월 13일 진행된 국내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김창준 삼성전자 한국총괄 마케팅팀 차장은 12일까지 갤럭시S8과 갤럭시S8+ 예약 판매 건수가 72만8천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바르셀로나 MWC 현장에서 갤럭시 탭S3를 만져보곤 직감했다. 갤럭시 S8은 상당한 제품이 될 거라고. 어렵게 갤럭시 S8 플러스를 구해 요모조모 살펴봤다. 하드웨어는 나무랄 데가 없다. 그런데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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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외부 버튼

일단 갤럭시 S8은 외부 버튼이 늘었다. 좌측에 빅스비 전용 버튼을 추가했고, 후면에 지문 인식 센서가 들어갔다. 사라진 것도 있다 전면 물리 홈버튼이다. 물론 소프트웨어 버튼으로 대체했기 때문에 홈버튼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갤럭시 S8은 어찌 더 번잡해진 느낌이다. 보통 디바이스는 외부 조작 버튼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갤럭시 S8은 역행하고 있다.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이번 갤럭시 S8에서 내세우는 인공지능 음성인식 서비스다. 음성인식은 아직 활발히 쓰이는 서비스가 아니다. 게다가 빅스비는 이제 첫걸음을 뗀 상태 서비스 수준이 낮다. 그런데도 굳이 전용 버튼을 적용했다.

별도의 버튼을 추가하기보단 기존 사용자 환경에서 구현할 수 없었을까? 물론 구글 어시스턴트 때문에 홈버튼은 피해야 했을 테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7.0 누가에서 빅스비와 비슷한 구글 어시스턴트를 제공한다. 갤럭시 S8에는 비슷한 기능이 2가지나 존재하는 셈이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홈버튼을 꾹 누르면 실행된다.

이런 부분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런데도 버튼을 추가한 것은 그리 좋은 방향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누르고 있어야 작동하는 빅스비 음성인식

어쨌든 전용 버튼이 있으니 빅스비 접근성은 무척 좋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더더욱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음성인식을 하기 위해서는 전용 버튼을 누른 채 말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버튼에서 손을 떼는 순간 음성인식은 중단된다.

음성 명령의 길이는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말할 때마다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한다는 점은 은근 불편할 수밖에 없다. 전용 버튼까지 만들었기에 버튼을 더 많이 사용하라는 삼성전자의 배려도 아닐 테고, 한번 호출로 말만 하는 방식이 더 편한걸 모를 리도 아닐 테다. 왜 이런 방식을 굳이 도입했는지 모르겠다.

 

이상한 지문인식 센서의 위치

물리 홈버튼의 제거로 삼성전자는 또 다른 고민이 생기게 된다. 바로 지문인식 센서의 위치다. 그동안 아이폰처럼 홈버튼에 지문인식 센서를 적용해 왔는데, 따로 추가해야 한다. 그래서 택한 것이 후면 적용이다.

후면 지문 인식 적용은 안드로이드폰에서 주로 쓰던 방식이다. 이 위치는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을 때는 문제 없지만, 바닥에 내려놓은 상태에서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아이폰처럼 전면에 지문인식을 적용하면, 손에 쥐고 있어도 쥐고 있지 않아도 쓰는 데 문제없다.

결국 갤럭시 S8의 지문인식은 사용자 경험에서 후퇴했다고 볼 수 있다. 사용자 경험을 해치면서까지 물리 홈버튼을 제거한 셈이다. 지문인식이 적용된 전면 홈버튼은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했지 않나 싶다.

어쨌든 물리 홈버튼은 사라졌으니 그러려니 하자. 문제는 후면 지문인식 센서의 위치다. 카메라가 중앙에 있고, 그 좌측 편에 지문인식 센서가 있다. 중앙이 아니라 한쪽으로 쏠려 있는 것. 그러다 보니 지문인식을 하다 보면 카메라에 손가락이 가기 마련이고, 카메라 렌즈에 지문이 덕지덕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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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집게손가락으로 후면에 대면 가운데가 가장 편한 위치임은 누구나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갤럭시 S8 플러스의 경우 직접 쥐어보면 가장 좋은 위치는 카메라 아래 삼성전자 로고 부근이다. 지문인식 센서를 이곳에 적용했으면 되었을 텐데, 왜 현재의 위치인지 이해가 안 된다.

갤럭시 S8이 사용자 경험에 대한 어떠한 고민도 없는 제품임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엣지 디스플레이만 고집

이번 갤럭시 S8은 엣지 디스플레이 적용 모델만 나온다. 개인적으로 엣지 모델은 처음 나올 때부터 불편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모서리 부분은 반사가 일어나 눈이 불편할 때가 빈번히 생겼고, 화면 자체도 이질적으로 보인다. 그나마 엣지로 인해 발생하던 터치 문제는 해결한 상태다. 갤럭시 노트7부터 엣지 부분은 터치가 작동하지 않게끔 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엣지 모델이 더 잘 팔린다는 데이터를 근거로 이번에 플랫 모델은 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전자는 엣지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사용성에 있어 필요한 이유는 찾지 못하고 있다. 엣지 디스플레이가 한 역할이라고 단말기 가격을 올린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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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없는 앱 서랍 경험

갤럭시 S8에서는 홈 화면에서 앱 서랍에 접근이 한결 간편해졌다. 홈 화면에서 위로 또는 아래로 스와이프를 하면 된다. 그런데 앱 서랍에 들어가면, 그 안에서는 좌우로 화면을 넘겨야 한다.

이런 흐름은 직접 해보면 매끄럽지 않다. 위∙아래로 스와이프해 앱 서럽으로 들어갔다면, 그 안에서도 위∙아래도 움직이는 것이 흐름에 거스르지 않는다. 순정 안드로이드 7.0 누가에서는 홈화면에서 위로 올리면 앱 서랍이 올라오며, 위∙아래로 앱으로 볼 수 있도록 해놨다.

갤럭시 S8에서는 무의식적으로 홈 화면에서 위로 스와이프해 앱 서랍에 접속한 후 무의식적으로 다시 위로 스와이프를 해버려 홈 화면으로 되돌아오곤 한다.

 

고민 없는 방향성

삼성전자는 예전부터 하드웨어 회사라고 불렸다. 거기에 걸맞게 스마트폰 제조에서도 물이 완전히 올랐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갤럭시 S8을 며칠 사용해 보면서 느낀 부분은 사용자 경험에 대한 고민 없이 만들기 쉽고 편한 길로 나아간 듯하다.

갤럭시 S8은 지금껏 나온 갤럭시 중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올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품도 무척 잘 만들었다. 그런데도 개인적으론 그리 추천하고 싶은 제품은 아니다.

글 / 레미 (lemy38@iclou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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