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친구 되지 못한 ‘옥자’ 기술로 관객 마음 잡을까?

 

[메이즈] 지난 6월 29일 자정(한국시각)에 ‘옥자’라는 영화가 개봉됐다. 흥미로운 부분은 극장에서의 개봉이 아닌 넷플릭스 개봉이라는 점. 물론 국내는 몇몇 극장에서 개봉이 이루어졌지만, 이는 예외일 뿐이다. 한국을 제외한 그 어느 나라에서도 옥자는 극장에서 만날 수 없다. 넷플릭스는 현재 한국을 포함 190여 개국에 서비스를 하고 있고, 옥자는 비록 극장 개봉은 아니지만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나라에서 바로 감상할 수 있다. 관객이 영화를 만난다는 점에서 유연하게 생각한다면, 넷플릭스는 가장 큰 배급망을 가진 회사라고도 볼 수도 있다.

이런 개봉이 이루어진 배경에는 넷플릭스가 옥자 제작비 5000만 달러를 전액 투자한 이유가 크다. 넷플릭스는 2013년부터 직접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 나온 것이 그 유명한 ‘하우스 오브 카드’였고, 매주 한편씩 방영되는 일반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고 스트리밍 서비스답게 한 번에 시즌 1 전부를 공개하는 전략을 펼쳤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성공적이었고, 여기서 자신감을 얻은 넷플릭스는 2017년에만 60억 불을 투자할 만큼 콘텐츠를 활발히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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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이 아니더라도 영화를 볼 방법은 많지만, 여전히 많은 이가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다. 극장은 영화를 보기 위한 최상의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최상의 화질과 음질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비용이 많이 들고,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극장을 이용하면, 약간의 비용만으로 제대로된 환경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극장은 넷플릭스의 가장 큰 경쟁 상대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옥자가 공개된 지난 6월 29일. 넷플릭스는 웨스턴 조선 호텔서 기술 시연회를 열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기술을 통해 창작자의 비전을 구현하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기술을 통해 일반 가정에서도 더 적은 노력과 비용으로 극장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극장을 찾는 이유는 결국 시청 경험이 좋기 때문인데, 넷플릭스는 기술로 이를 극복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로 시청하는 이가 많을 텐데 극장과 비교 불가는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넷플릭스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TV, 콘솔 등 다양한 기기를 지원한다. 재밌는 부분은 모바일과 PC를 통해 가입하는 비율이 80%가량 되지만, 6개월이 지나면 이들 중 67%가량이 TV로 시청한다는 점이다. 화면이 크면 클수록 좋다는 건 다들 느낄 터. 나 또한 넷플릭스는 항상 집에서 큰 화면을 통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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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에는 크게 2가지 기술이 사용되었다. 바로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다. 돌비 비전은 4K 영상에 적용되는 HDR 기술을 말한다. HDR은 기존보다 더 넓은 범위의 빛을 담아낼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어두운 장면에서도 더 어둡고 덜 어두운 것이 확연히 구분되며, 밝은 장면도 마찬가지다.

기술 시연회가 끝나서 돌비 비전을 지원하는 LG 시그니처 TV로 옥자를 관람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햇살이 강한 여름에는 그 눈부심으로 눈이 찌푸려지곤 하는데, 옥자에서의 햇살은 특유의 밝음이 잘 담겨있었다. 비로소 햇살 특유의 느낌을 화면에서 표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돌비 애트모스는 음향 기술이다. 보통 서라운드 음향으로 5.1, 7.1 채널을 많이 사용한다. 이를 통해 소리로 앞뒤, 좌우의 공간을 만들어 내게 되는데, 애트모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위아래 공간까지 소리로 담아낸다. 영화 옥자에서 미자가 탑차 지붕에 뛰어내리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 탑차 내부에 타고 있던 옥자 관점에서는 지붕에서 쿵 하는 소리가 나게 된다. 돌비 애트모스 기술을 쓰면, 시청자는 이 소리가 위에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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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는 이를 위해 천정에 별도의 스피커를 달았다. 비용은 들겠지만, 구현이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문제는 가정에서다. 돌비 애트모스 때문에 천정에 스피커를 달 수는 없는 노릇. 돌비를 이를 위해 소리를 위로 쏘아 올리는 기술을 만들었다. 스피커가 소리를 천정으로 보내고, 이 소리가 천정에 부딪혀 아래로 내려오게 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 돌비 애트모스가 나온 지 5년이나 지났지만, 최근에서야 가정에 보급되기 시작한 이유다.

옥자는 넷플릭스 콘텐츠 중에서 처음으로 돌비 애트모스를 적용한 작품이며, 이를 통해 가정에서의 시청 경험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리고 있다. 다만 기술 시연회 현장에서 옥자를 감상했을 때, 돌비 애트모스를 느낄 수 있도록 세팅이 되어 있음에도 내가 다소 둔감하기 때문인지 잘 체감할 수는 없었다. 천장에 직접적인 스피커를 설치한 것이 아닌, 천정에 반사한 소리이다 보니 방향성이 다소 약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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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극장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극장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사람이 붐비는 걸 좋아하지 않다보니, 이른 아침 혼자 보러 갈 때가 많다. 가끔씩은 청결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건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이런 점에 있어 개봉 영화를 극장에 꾸역꾸역 가지 않아도 집에서 편하게 넷플릭스로 볼 수 있다는 건 또 다른 경험이다.

옥자를 만든 봉준호 감독은 극장과 스트리밍은 공존할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산업이든 변화를 꾀하는 플레이어는 논란의 대상이 된다. 극장 입장에서 넷플릭스는 현재 딱 그런 존재다. 오랫동안 변화 없던 개봉 영화를 보는 방식이 넷플릭스로 조금씩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 옥자를 경험해 보니 극장과 스트리밍 동시 개봉이 보편화 되는 세상이 왔으면 싶다. 개봉 영화를 어디서 볼 것인지에 대한 선택지가 지금은 극장밖에 없다는 건 무척이나 불편한 일이다.

글 / 레미 (lemy38@iclou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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