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작] 2017년형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

 

[메이즈] 지난 6월 WWDC 2017 무대에서 애플은 새 ‘아이맥(iMac)’을 공개했다. 아이맥은 애플이 판매하는 제품 중에서 화면이 가장 크다. 화면 크기는 21.5인치와 27인치 2가지다. 오랜만에 27인치 아이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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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0비트 지원, 하지만…

아이맥은 애플 제품 중에서 가장 앞선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하는 제품이다. 2014년에는 5K라는 무지막지한 해상도를 도입했고(21.4인치는 4K, 27인치는 5K 해상도를 쓴다), 2015년에는 기존보다 색 공간을 확장한 P3로 화면 때깔을 개선했다.

그리고 올해는 10비트다. 10비트는 최근에 나오는 모니터에 활발히 쓰이기 시작한 개념이다. 모니터에서 8비트라는 단어를 들어봤는지 모르겠다. 8비트는 흔히 트루 컬러라고 부르기도 한다. 제조사들은 트루 컬러 모니터라고 마케팅을 하곤 했다.

디스플레이 화면은 픽셀로 이루어져 있고, 픽셀 하나는 Red/Green/Blue 3개의 서브 픽셀의 조합으로 색이 표현된다. 서브 픽셀은 표현할 수 있는 색의 범위가 있는데, 이를 색 심도라고 하고 비트 수로 표현한다. 명암의 단계를 말한다.

지금까진 8비트가 주로 쓰였지만, 최근 10비트 모니터가 나오고 있다. 8비트는 256단계로 명암으로 표현하지만, 10비트는 1024단계로 더 세밀한 표현을 할 수 있다. 영상을 보다 보면 계단 현상 또는 무지개 현상이 발생하곤 하는데, 10비트에서는 거의 사라지게 된다.

 

▲ 이미지 출처=LG디스플레이 블로그

▲ 이미지 출처=LG디스플레이 블로그

 

10비트가 표현할 수 있는 색은 총 10억 7374만 1824가지다. 참고로 8비트는 1677만 7216색밖에 되지 않는다. 차이가 상당히 크다. 요즘 많이 언급되는 4K 해상도에서 HDR을 체감하려면 디스플레이가 10비트를 지원해야 한다.

이 때문에 새 아이맥을 접한 이들 대부분 디스플레이가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 나 또한 처음 아이맥 화면을 접하곤 놀랬을 정도다. 배경 화면에 깔려 있던 시에라의 암벽이 입체적으로 보인달까~ 5K의 해상도, P3 색 영역에 10비트가 어우러지니 화질의 차원이 다르다는 말이 비로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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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디스플레이 패널 자체가 10비트는 아니다. 10비트 패널을 적용한 모니터가 나오고 있지만, 2017년형 아이맥은 여전히 8비트 패널을 쓴다. 8비트에 디더링 기술을 적용해 10비트처럼 보이게 한 것. 사람의 눈으로는 거의 구별을 할 수 없을 테지만, 진정한 10비트는 아니다.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왜 8비트 패널을 적용했는지 정확한 내막은 알 수는 없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역시나 비용 효율 때문이 아닐까 싶다. 판매가와 10비트 제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디더링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Vlog라면 바꿀 이유 충분하다

디더링이긴 하지만 10비트 지원은 사진이나 영상 작업을 하는 이에겐 분명 매력적인 요소다. 특히 영상 작업을 주로 한다면 새 아이맥을 사야 할 이유가 있다. 바로 7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인 ‘카비레이크(Kabylake)’의 도입이다.

카비레이크에는 비디오를 처리하는 전담 영역이 존재한다. 10비트 4K HEVC와 4K VP9의 경우 소프트웨어가 아닌 CPU가 직접 처리하게 된다. 이를 통해 10비트 4K 콘텐츠의 재생 시 CPU 점유율을 낮추고, 재생은 더 매끄럽게 만든다. 영상 재생 시 전력 소모량 또한 줄어든다.

한마디로 4K 동영상 편집 시 원활한 작업은 물론이거니와 인코딩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이전 모델이 없어 직접적인 비교를 해보진 못했지만, 새 아이맥에서 4K 영상을 인코딩해보니 꽤 인상적이다. 물론 카비레이크의 이런 장점이 아이맥에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카비레이크를 적용한 모든 PC와 노트북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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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퓨전 드라이브의 SSD 속도도 전작보다 50% 빨라졌다. 퓨전 드라이브는 SSD + HDD를 결합한 저장장치다. 비싼 SSD 영역의 공간은 맥OS를 구동할 수 있을 만큼의 작은 용량을 사용해 속도의 이점을 취하고, 데이터 저장은 저렴한 HDD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SSD가 빨라진 만큼 앱을 실행하고, 데이터를 다루는 등의 운영 전반에 걸쳐 속도 개선이 이루어지게 된다. 물론 크게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개선들이 하나씩 더해짐으로써 전체 속도는 눈에 띌 만큼 좋아지게 된다.

다만 1TB의 퓨전 드라이브는 SSD 용량이 24GB밖에 되지 않는다. 애플은 원래 128GB였던 SSD 용량을 2015년에 24GB로 줄인 후 유지하고 있다. 2, 3TB의 퓨전 드라이브는 128GB의 SSD 용량이 제공된다. 24GB는 SSD의 이득을 제대로 체감하기엔 적은 공간이다. 1TB도 SSD 용량이 128GB로 다시 늘어나길 바란다.

 

드디어 생긴 한/영 전환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맥북프로에는 한영 전환키가 없다. 애플은 별도의 전환키 대신 ‘command + space’ 단축키를 기본 언어 전환용으로  제공해 왔다. 2개의 키를 눌러야 하긴 했지만, 좌우 엄지손가락 2개로 사용할 수 있어 불편하진 않다.

하지만 2015년 맥OS 엘 캐피탄이 나오면서 언어 전환 기본 단축키는 ‘control + space’로 바뀌게 된다. 애플은 엘 캐피탄에서 스팟라이트 기능을 강화했는데, 이때 언어 전환 단축키였던 command + space를 스팟라이트에 배당해 버린다. control + space는 엄청 불편한 키 조합인데, 자주 쓰는 언어 전환에 적용해 버리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다행히 맥은 단축키를 사용자가 직접 변경할 수 있으며, 여전히 많은 사용자가 command + space를 언어 전환으로 쓰고 있다. 문제는 아이패드 프로의 스마트 키보드는 단축키 변경 기능이 없다. 사용자들의 원성은 컸다.

이 때문인지 2016년 맥OS 시에라를 내놓으면서 caps lock 버튼에 언어 전환 기능을 부여한다. caps lock의 활용도가 낮기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한 셈이다. 그리고 이번 새 아이맥 키보드에는 caps lock을 지우고 아예 ‘한/영’이라고 인쇄해 놓았다. 그동안 맥에는 없던 한/영 전환키가 드디어 생겨났다.

물론 caps lock 기능은 그대로 가지고 있어 설정에서 이를 끄고 켤 수 있으며, 영문 키보드에는 여전히 caps lock이라고 찍혀있다. 참고로 국내서 아이맥을 주문하더라도 키보드는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 등의 언어를 선택할 수 있으며, 숫자 키패드가 추가된 새로운 키보드를 주문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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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and + space의 언어 전환은 꽤 편하다. 그렇다면 한/영 키는 어떨까? 일단 ‘A’ 자판 왼쪽에 있으므로 왼손 새끼손가락으로 누를 수 있어 접근성이 나쁘진 않다. 그래서 한동안 한영 키를 사용해 봤는데, 결국은 포기했다.

한/영 키를 누르기 위해서는 왼손을 왼쪽으로 살짝 꺾어 움직여야 한다. 미세한 움직임이긴 하지만, 한/영 전환을 자주하다 보니 이 동작 자체가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command + space의 경우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은 상태에서 손가락 만으로 한/영 전환을 할 수 있다. 결국, 일주일 가량 쓰다가 지금은 예전처럼 command + space를 쓰고 있다. 아이패드 프로에서도 맥처럼 단축키를 변경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만 커졌다.

 

썬더볼트 3로 간편하게 듀얼 모니터 구성

작년 10월 공개한 맥북프로는 기존 포트를 모두 제거하고 썬더볼트 3로 채워 넣었다. 썬더볼트 3는 최대 40Gbps의 전송속도를 지닌다. USB 3.1 2세대보다 무려 4배나 빠르다. 이 때문에 15인치 맥북프로는 5K 모니터 2대를 연결해 쓸 수 있다.

새 아이맥에는 맥북프로처럼 모든 포트를 없애는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았다. 추후에는 결국 다른 포트들이 사라지겠지만, 당장은 그럴 이유가 없다. 물론 썬더볼트 3 포트 2개를 추가는 했다. 이를 통해 5K 모니터는 1개, 4K 모니터는 2개를 연결해 쓸 수 있다. 5K 모니터를 듀얼로 꾸려 작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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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K를 적용한 아이맥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대역폭이 좁아 디스플레이 신호를 한 번에 전송할 수 없어 2개로 나누었다. 하지만 지금은 케이블 하나면 5K 모니터도 문제없이 연결된다. 모니터를 하나 더 연결해 쓴다는 건 작업 환경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걸 의미한다. 게다가 5K 모니터를 케이블 하나로 쓸 수 있다는 건 상당히 낯선 장면이다. 새삼 기술의 발전이 놀랍다.

 

아이맥의 가치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가 처음 나온건 2014년이다. 당시에도 4K 해상도 이상의 모니터는 있었지만, 무척 고가에 팔렸다. 그러다 보니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에 대해 5K 모니터를 사면 PC는 덤으로 받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지금은 그때에 비해 4K, 5K 모니터 가격이 많이 내리긴했지만, 여전히 모니터 중에선 비싼 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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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이맥은 5K 지원을 넘어 P3와 10비트까지 품고 있다. 현재 나올 수 있는 최상의 화질을 구현한다. 여기에 썬더볼트 3 채용으로 5K, 4K 모니터를 가뿐하게 연결할 수 있다. 일단 데스트톱 PC에 비해 아이맥은 여전히 비싼 제품이긴 하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가치를 따진다면 구매할 수밖에 없는 제품이 아닐까 싶다.

글 / 레미 (lemy38@iclou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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