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게만 느껴졌던 5G가 어느새: MWC18

 

내년이면 차세대 이동통신인 ’5G’가 상용화된다고 합니다. 얼마 전 열린 평창 동계 올림픽에선 5G 기반으로 다양한 시범 서비스가 이루어지기도 했고, 최근 관련 기업들은 부쩍 5G 관련 이야기를 자주 꺼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5G는 먼 나라 이야기 같습니다. 아직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더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MWC가 열렸습니다. 전 세계 모바일, 통신 관련 기업들이 모여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는데요. 이 자리에서도 5G는 가장 많이 다루어진 주제였습니다.

기회가 되어 MWC를 방문할 수 있었는데요. 현장에서 5G 기술을 들여다보니 멀게만 느껴졌던 5G가 모르는 사이 한결 우리 가까이 와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현재 5G 속도는?

5G 이야기를 하면서 가장 먼저 속도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ITU가 정의한 5G의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20Gbps입니다. 75Mbps로 시작한 LTE 속도가 매년 증가해 현재는 1Gbps 안팎입니다. LTE와의 속도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만큼 빠른 속도를 5G에서 구현하려 합니다.

현재 5G는 28GHz 이상의 밀리미터파(mmWave)와 6GHz 이하의 주파수에서 주로 시연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중 밀리미터파에서는 4.5Gbps의 속도 시연에 성공한 상태입니다. 노키아, 에릭슨, 삼성이 각각 퀄컴과 손을 잡고 진행했습니다. 시연에서 이미 LTE의 속도를 훌쩍 뛰어넘은 상태입니다.

주파수 대역폭은 100Mhz 8개를 썼습니다. 현재 사용하는 LTE 주파수에서는 이렇게 넓은 대역폭을 마련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잘 쓰이지 않던 밀리미터파를 활용해 기존보다 월등히 빠른 속도를 구현하려고 합니다.

4.5Gbps가 LTE보다 빠른 속도임은 분명하지만, 800Mhz 대역폭치고는 아직 효율이 높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기술 개발이 더 이루어지면 속도는 더 올라가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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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리미터파 시연 속도

 

6GHz 이하(sub-6GHz)에선 3.5GHz 주파수를 이용했습니다. 에릭슨, 화웨이, 노키아, 삼성, ZTE가 퀄컴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3.5GHz는 국내서도 도입할 계획을 하는 주파수 대역입니다.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2Gbps이며, 100Mhz 대역폭 주파수 1개를 사용했습니다. sub-6GHz는 기가급 속도를 지녔음에도 커버리지를 해결할 수 있는 주파수입니다. 밀리미터파는 더 많은 스펙트럼을 확보할 수 있지만, 전송 거리가 짧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랙픽이 집중되는 도심 지역 위주로 구축하고, 그 외 지역은 sub-6GHz를 활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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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GHz 시연 속도

 

sub-6GHz의 속도는 어떻게 보면 LTE에서도 구현되는 속도입니다. 퀄컴 시니어 디렉트 피터 칼슨은 “5G에서 밀리미터파와 sub-6GHz가 같이 사용되긴 하지만, 진정한 5G 구현을 위해선 밀리미터파가 필수입니다”고 설명했습니다.

밀리미터파에서 구현되는 최대 다운로드 20Gbps 속도의 5G는 LTE와 차원이 다른 이동통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도 있는 상황입니다.

 

 

유선을 무선으로

5G에서 속도가 더 빨라진 점보다 더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저지연이 아닐까 합니다. 흔히 레이턴시(latency)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인데요. 쉽게 이야기하면 신호를 쏘았을 때 반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합니다.

5G는 LTE보다 1/10 수준인 1ms의 지연속도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정도면 무선임에도 유선을 쓰는 듯한 반응을 보여주게 됩니다.

MWC 행사장에서는 이를 보여주는 다양한 시연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노키아 부스에서는 촉각 센서를 부착한 로봇이 원거리에서 물체 표면의 느낌을 사람 손에 전달할 수 있는 기기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아직은 시연 제품이긴 했지만, 추후 기술이 더 발전되면 사람이 직접 가지 못하는 지역에 로봇을 보내 표면 온도와 재질 등을 파악할 수 있을 듯합니다. 미국에 있는 의사에게 한국서 수술받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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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이 전달하는 촉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도코모 부스 앞에서는 사람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 하는 로봇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5G의 저지연으로 로봇이 빠르게 반응해서 움직이는 걸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퍼포먼스인데요. 사실 썩 매끄럽지는 않았습니다.

5G의 저지연은 1ms 구현이 목표이긴 하지만, 실제 상용망에선 5ms 안팎이 될 거라고 노키아 관계자는 이야기하는데요.

아래 이미지는 퀄컴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밀리미터파를 활용해 테스트 중인 5G 측정 결과입니다. 상위 10% 디바이스의 레이턴시는 7ms가 나왔지만, 상위 90%의 경우엔 65ms가 나왔습니다. 테스트망이긴 하지만, 여러 요인으로 레이턴시에 영향을 받는 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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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위 10% 디바이스의 레이턴시는 7ms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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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위 90% 디바이스의 레이턴시는 65ms가 나왔다

 

 

5G 관련 제품

5G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내년에 나올 예정입니다. 이미 스마트폰에 적용할 수 있는 5G 모뎀 칩은 퀄컴이 공개했으며, 다수의 제조사가 이를 사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MWC에서 생각지도 못 했던 기기가 바로 화웨이가 내놓은 5G용 CPE입니다. CPE는 에그와 같은 장치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휴대용이 아니라 집 안에 거치해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현재 가정에서 쓰는 인터넷은 유선인데, 5G 시대에는 인터넷도 무선망을 쓰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통신칩은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발롱(Balong) 5G01 모뎀을 씁니다. 5G용 3GPP 통신 표준을 지원하며,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2Gbps입니다. sub-6GHz와 밀리미터파를 포함한 모든 5G 주파수대와 4G 주파수를 지원합니다. 화웨이는 이미 스마트폰 AP를 자체 제작하고 있는데, 5G에서는 통신칩까지 손에 쥐게 되었네요.

 

화웨이 5G CPE

▲ 화웨이 5G CPE

 

기지국에 사용될 5G 안테나도 볼 수 있었습니다. 노키아 부스에는 28GHz와 3.5GHz용 어댑티브 안테나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고주파일수록 안테나는 더 작게 만들 수 있습니다. 즉 28GHz 안테나보다 3.5GHz용 안테나가 더 큽니다. 관계자 말로는 현재 전시된 제품보다 더 작은 크기도 이미 개발된 상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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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키아에서 만든 28GHz용 어댑티브 안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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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키아에서 만든 3.5GHz용 어댑티브 안테나

 

화웨이 부스에서도 안테나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노키아처럼 28GHz와 3.5GHz용이 각각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두 제품 모두 크기를 줄인 형태도 함께 선보였다는 점입니다. 국내 통신사의 요청에 맞춰 제작한 것이라고 화웨이 관계자가 귀띔하네요. 국내 통신사는 크기를 최대한 작게 하는 걸 선호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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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가 만든 밀리미터파 안테나, 우측이 국내 커스터마이즈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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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가 만든 C-밴드용 안테나, 우측이 국내 커스터마이즈 제품

 

그 외에 화웨이 부스에서 흥미롭게 본 것 중의 하나가 5G C밴드 커버리지를 보완하는 기술이었습니다. 5G C밴드에서는 다운링크 커버리지 보다 업링크 커버리지 범위가 작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 영역 이상에서는 다운링크만 연결됩니다.

화웨이는 이를 2개의 주파수를 활용해 보완하는 디커플링 기술을 전시해 놨습니다. 구현 방법은 간단합니다. 3.5GHz와 1.8GHz를 함께 사용해 업링크를 보완하는 것인데요. 업링크 3.5GHz에서 업링크 커버리지를 넘어서면, 커버리지 범위가 더 넓은 1.8GHz에 업링크가 연결됩니다. 다운링크는 3.5GHz를 그대로 씁니다. 기존의 4G 대역을 활용해 5G 커버리지를 보완하는 기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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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G를 활용해 5G 커버리지를 보완하는 디커플링 기술

 

기지국을 좀 더 간결하게 만들 방법도 내놨습니다. 2G, 3G, 4G부터 5G까지 다양한 이동통신 주파수를 지원하려면 기지국 안테나도 덕지덕지 늘어나게 되는데요. BBU5900을 사용한 기지국에서는 안테나를 간소화할 수 있습니다. 다소 흉물스럽게 보일 수 있는 안테나를 정비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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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U5900을 사용하면 기지국 안테나 수를 줄일 수 있다고 화웨이는 말한다

 

내년에 5G가 상용화된다고 하더라도 한동안은 스마트폰 중심의 소비자 경험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겁니다. 4G까지의 이동통신은 단말, 즉 휴대전화 중심이었지만, 5G는 모든 사물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많은 변화가 생기리라 생각하지만, 아직은 가늠이 되지 않은 부분이 더 많습니다. 4G의 시작을 바라봤던 한 사람으로서 5G는 어떻게 세상을 바꿔 놓을지 궁금해집니다.

글 / 레미 (lemy304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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