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18: 7가지 단상

 

1. 퍼포먼스

iOS 12의 전반적인 작동 속도가 개선됐다. 앱 실행 속도는 40%, 키보드 입력 속도는 50%, 카메라 실행 속도는 70% 빨라졌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특히 프로세서에 부하를 많이 주는 앱은 기존보다 2배 이상 빠릿빠릿해 진다.

이번 속도 개선은 단순히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아무리 최적화를 하더라도 하드웨어의 기본 성능이 낮다면 더 빠른 속도 구현에 한계가 생긴다. 이 때문에 애플은 CPU 작동 방식까지 변화를 줬다. CPU 성능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타이밍을 조금 더 앞당겨 처리 속도를 빨리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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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는 구형 그대로이지만, 처리 속도는 더 빠르게 만든 셈이다. 단순하게 보면 퍼포먼스 개선일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아우르는 애플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지원 기기는 iOS 11과 동일하다. 2013년 출시된 아이폰 5s도 iOS 12를 쓸 수 있다는 말이다. 구형 제품에서도 퍼포먼스 개선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기기 누락이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 X에서 iOS 11의 속도에 대해 한 번도 불만을 가져본 적이 있다. 물론 iOS가 많이 비대해진 느낌이 있긴 하지만, 움직임 자체는 무척 매끄럽다. 그런데 iOS 12 개발자 베타를 써보곤 생각이 달라졌다. 원래 이렇게 빠릿 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

특히 키보드 입력 속도가 빨라진 건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현재로선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몰라 ‘좋다’라는 말밖에 할 수 없지만, 따로 강조할 만큼 가치 있는 개선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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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R

AR은 개발도구를 ’AR킷2’로 업그레이드하고, 기능을 한층 향상했다. 그런데도 아이폰, 아이패드가 AR을 즐기기에 적합한 기기가 아니다 보니 쓰임새는 낮다. 애플은 몇 년 전부터 AR/VR 전문가를 고용하고, 관련 기술 업체를 인수해 왔으며, 이 때문에 전용 디바이스를 만들 것이란 이야기가 있다.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애플이기에 안경에 가까운 AR 전용 HMD 기기를 개발은 루머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USDZ라는 새로운 전용 파일 포맷을 공개하고, 픽사, 어도비, 오토데스크 등 그래픽 관련 기업까지 끌어 들인 거로 봐선 기대치를 높여봐도 좋을 듯하다.

 

3. 시리

애플은 그 어떤 기업보다 음성 인식 서비스를 빨리 내놨다. 시리(Siri)가 2011년에 나온 아이폰 4s에 처음 들어갔으니 무려 7년이 지났다. 하지만 시리의 쓰임새는 그닥 높아지지 않았다. iOS 12는 그런 측면에서 많은 고민을 풀어낸 듯 하다.

시리의 변화점은 크게 2가지다. Siri Suggestions과 바로가기(Shortcuts). Siri Suggestions은 지금까진 시리처럼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iOS 12에선 좀 더 능동적으로 변화하는데, 사람의 행동을 기억해 두었다가 비슷한 상황이 오면 미리 제안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면 평소 아침마다 스타벅스에 들러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면, iOS 12에서는 스타벅스에 도착하면 시리가 잠금 화면에 아메리카노를 주문할 수 있는 알림을 띄워준다. 이를 통해 앱을 찾아 실행할 필요없이 간편하게 아메리카노를 주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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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가기는 2가지 형태로 제공된다. 하나는 써드파티 앱 기능을 시리에 추가해 준다. 앱의 특정 기능 바로가기를 음성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드는 기능이다. 개발자는 이를 위해 써드파티 앱에 ‘Add to Siri’ 버튼을 추가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별도의 바로가기 앱이 생긴다. 작년 애플은 워크플로우를 인수한 바 있는데, 여러 명령을 순차적으로 실행해 주는 재주를 지닌 앱이다. iOS 12에 생기는 바로가기 앱은 워크플로우의 시리 판이다. 이를 통해 몇 가지 작업을 하나의 명령어를 실행할 수 있다.

키노트에서는 ‘퇴근’이라는 예를 보여줬는데, 시리에게 퇴근한다고 알리니, 집으로 가는 경로를 띄워주고, 친구에게 도착 예정 시간을 문자로 보내고, 집안 온도를 설정하는 등 여러 작업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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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시리가 잘 쓰이지 않았던 건 음성 명령 자체의 거부감도 있지만, 그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 탓이 크다. iOS 12는 이런 점에 있는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 같다.

 

4. 미모지(Memoji)

사람 캐릭터를 만들어 애니모지처럼 쓸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옵션이 상당히 많아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이렇게 만든 캐릭터는 페이스타임이나 셀카를 찍을 때 얼굴을 씌울 수 있다. 재밌어 보이는 기능이긴 하지만, 애니모지처럼 평소엔 거의 방치될 것 같은건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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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워키토키

워치OS 5에는 비로소 워치에 어울리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추가된다. 바로 무전기 기능인 ‘워키토키’. 대화를 원하는 사람을 선택한 후 무전기처럼 화면을 누르고 이야기하면 된다. 그동안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방법들을 도입했지만, 호기심에 몇 번 사용할 뿐 쓰임새는 형편없었다. 워키토키라면 애플워치의 주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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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다크모드

애플은 스페이스 그레이스 색상을 맥북프로에 이어 아이맥 프로에도 적용한 상태다. 그런데 새 맥OS 모하비에는 다크모드가 들어간다. 이전에도 다크모드가 있긴 했지만, 이를 완전히 손본 모양이다. 전반적인 화면 짜임새가 한층 자연스럽다. 애플은 모하비에서 겉과 속 깔맞춤을 이루냈다. 그나저나 아이맥 프로를 사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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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iOS와 맥OS

iOS와 맥OS의 통합은 오랜 루머 중의 하나다. 애플은 아이폰과 맥의 사용자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맥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라는 이야기를 종종하지만, 루머는 몇년 동안 견제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 이 루머는 발 붙일 수 없을 듯싶다. 키노트에서 확고하게 둘의 통합은 없을 거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대신 iOS 용 앱을 맥이 품는 방법을 만들고 있다. 맥OS 앱은 App킷으로 만들고, iOS 앱은 UI킷을 쓰는데, 맥OS 앱이 UI킷을 품도록 프레임 워크를 손보고 있는 것이다. 이번 모하비에 추가된 뉴스, 주식, 음성 메모가 iOS 앱을 가져온 첫 결과물이다. 외부 공개는 2019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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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가 맥OS에 영향을 많이 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겪어 본 애플의 사용자 경험은 디바이스 통합에 있지 않다. 각 디바이스에 적합한 사용자 경험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전혀 다른 이 둘의 통합은 애플이라면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고, 그렇게 된다. 대신 풍부한 iOS 생태계를 맥OS로 끌어온다. 이렇게 된다면 맥 생태계가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고, 맥 쓰임새도 많은 변화가 생기리라.

글 / 레미 (lemy304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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