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탈리스로 바라보는 모바일 게임의 방향성, 그리고 Arm의 그래픽 전략

이모탈리스로 바라보는 모바일 게임의 방향성, 그리고 Arm의 그래픽 전략


여러분의 ‘게임기’는 무엇인가요? 나날이 성능을 높여가는 게이밍 PC 시장과 콘솔 게임기는 여전히 큰 즐거움을 주는 게이밍 환경입니다. 하지만 아마도 우리가 게임을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창구는 아마도 모바일, 스마트폰이 아닐까요? TV 앞에, PC 앞에 마음을 먹고 앉는 것도 중요하지만 침대에서, 지하철에서 잠깐씩 즐기는 게임의 맛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같은 게임이라도 이왕이면 스마트폰에 손이 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자유’를 얻는 대가는 ‘성능’으로 연결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PC 시장에는 새로운 세대의 그래픽카드가 더 높은 성능을 꺼내 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모바일 게임이 보여주는 시각적인 경험도 꽤나 충격적입니다.

근래 게임들이 보여주는 화면 속 세상은 모바일 프로세서의 성능과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어떤 프로세서는 PC와 같은 수준의 게임을 돌릴 뿐 아니라 레이 트레이싱을 비롯한 새로운 기술들이 덩치 큰 기기들 못지 않은 결과들을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발전의 속도도 놀랍습니다. 불과 1~2년 전의 모바일 게임과 지금의 모바일 게임은 엄청난 차이가 있지요.

사실 스마트폰의 GPU는 꼭 게임을 처리하는 것이 그 역할의 전부가 아닙니다. 컴퓨팅의 흐름은 분명 혼합 컴퓨팅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컴퓨팅의 영역은 CPU에 모든 것을 의지하던 시대를 넘어서 GPU, 그리고 인공지능 전용 프로세서로 확장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혼합 컴퓨팅은 어느새 우리의 일상에 녹아 내리고 있지요.

GPU가 많이 활용되는 동영상 편집에 PC가 아니라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흐름이나 최근 활발해지는 인공지능의 대중화도 마찬가지입니다.‘스마트폰’이라는 기기의 경험을 두드러지게 하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CPU의 넉넉한 성능이 전제되지만 동시에 막대한 연산이 이뤄지는 GPU가 이제 스마트폰의 성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습니다. GPU가 바로 ‘기기의 성능’을 판단하는 기준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바로 Arm의 새 GPU인 ‘이모탈리스(Immortalis)’가 등장하게 된 배경입니다. 빠른 그래픽 처리라는 궁극적인 목적은 이전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Arm은 ‘왜 이전과 다른 흐름으로 높은 성능이 필요한가’라는 또 다른 도전을 맞이하게 됩니다. Arm의 앤디 크레이건(Andy Craigen)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디렉터를 만나 모바일 GPU와 빠르게 진화하는 모바일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게임은 모바일의 중요한 흐름고성능 넘어서는 패러다임 변화 필요”

앤디 크레이건 ARM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디렉터
앤디 크레이건 Arm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디렉터

“새 GPU를 개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콘솔 게임기와 데스크톱에서 게이머들이 느낄 수 있는 경험을 모바일에서 가장 가깝게 재현하는 것입니다. 이미 게이머들이 게임을 바라보는 눈높이는 상당합니다. 하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입장에서 모바일은 상황이 크게 다릅니다.”

이모탈리스라는 새로운 브랜드가 등장한 배경을 묻자 앤디 크레이건 디렉터는 급격한 게임 성능, 그리고 이용자들의 높아진 기대를 꼽았습니다. 게임의 기술적 흐름에서 그래픽이 차지하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지요.

특히 PC나 게임기 모두 그래픽 성능이 중요해지다 보니 GPU 제조사들도 점차 높은 성능을 내기 위해서 막대한 구성의 칩을 내놓고 있습니다. 당장 PC만 해도 1000W대 전력 공급장치가 전혀 놀랍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바일은 불과 몇 W대의 전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앤디 크레이건 디렉터가 꺼내 놓은 모바일 게임의 근본적인 환경이자, 고민입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과 별개로 게임들은 점점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게임 업계가 가장 눈여겨보는 기술은 ‘레이 트레이싱’입니다. 게임 속 가상 공간을 더 진짜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그 동안은 더 많은 폴리곤과 텍스처로 각 요소들이 매끄럽게 보이는 것에 집중해 왔는데, 실제로 그래픽에 이질감이 느껴지는 부분은 반사나 그림자 등 빛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레이 트레이싱은 바로 이 부분에서 차별점을 보여줍니다. 각 물체의 면이 주변의 빛 환경을 모두 검토해서 광원을 찾아가는 것이 레이 트레이싱의 기본인데, 한 마디로 광원이 각 물체에 비춰지는 우리의 물리 환경과 정 반대로 답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계산해야 할 빛 정보가 훨씬 많이 늘어나기는 하지만 그 결과물은 이전 방식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생동감이 넘칩니다.

하지만 그만큼 GPU에 부담은 커집니다. PC에 들어가는 무지막지한 GPU들도 최근에야 레이 트레이싱을 제대로 구현하기 시작했을 정도입니다. Arm은 모바일에서 이를 구현해야 한다는 숙제를 놓고 고민을 했습니다.

“레이 트레이싱은 분명 게이밍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습니다. 몇 W 안에서 모든 것을 구현해야 하는 모바일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가능할지 오랫동안 검토를 해 왔습니다. 레이 트레이싱 별도 유닛이 커지면 효과는 좋아지지만 전력 소비량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모바일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앤디 크레이건 디렉터는 모바일에 레이 트레이싱을 가져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고 말합니다. Arm이 처음 레이 트레이싱을 고민하던 2016년만 해도 모바일에서 이 새로운 그래픽 경험도, 콘텐츠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기였습니다. 사실 이 때는 PC 시장에서도 레이 트레이싱은 첫 발을 내딛던 시기이고, 연산이 너무 복잡해서 당시 최고의 그래픽카드에서도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기 쉽지 않았지요. 이를 모바일에서 구현하겠다는 시도가 벌써 6년 전부터 이뤄졌다는 것은 조금 놀라운 이야기였습니다.

Arm은 직접 레이 트레이싱을 이용한 콘텐츠를 개발해서 모바일 환경에서 여러가지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그림자와 반사 등 시각적으로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는 부분부터 시작해서 모바일에서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수준의 효과들을 고민하고, 경험을 쌓으면서 모바일에도 이 새로운 그래픽 연산 기술을 보여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Arm은 2022년 그 결과물인 이모탈리스 GPU 아키텍처를 공개하고 프로세서 개발사들도 이제 막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왜 ‘이모탈리스’인가

그렇다면 Arm은 이모탈리스를 어떻게 만들게 됐을까요? 이제까지 Arm의 그래픽을 대변하던 ‘말리(Mali)’ GPU가 있는데 말이지요. 단순하게 보면 GPU의 근본적인 아키텍처 성능을 높이고, 레이 트레이싱 전용 모듈을 넣은 것이 이모탈리스의 핵심이지요. 그런데 그 전에 먼저 이 이름의 의미, 그리고 왜 기존에 널리 알려진 말리와 다른 별도의 브랜드를 꺼내 놓았는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새로운 이름은 뭔가 다른 세대, 새로운 단계의 칩이라는 의미를 갖는 것이니 말입니다.

ARM은 여러 종류의 기기에 최적화할 수 있는 다양한 GPU를 갖고 있습니다.
Arm은 여러 종류의 기기에 최적화할 수 있는 다양한 GPU를 갖고 있습니다.

“최고의 게이밍 경험이라는 원론적인 목표를 중심에 두었습니다. 새로운 게임 시장 흐름에 맞는 궁극의 성능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최적화된 10개 이상의 GPU 코어를 기본으로 품고 레이 트레이싱 코어를 선택할 수 있게 해서 칩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제조사들이 어렵지 않게 최고 수준의 칩을 만들어내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설계의 선택지를 직관적으로 ‘플래그십’이라고 받아들 수 있는 메시지가 필요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모탈리스입니다.”

앤디 크레이건 디렉터는 더 높은 성능이 필요한 칩 개발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플래그십 그래픽 설계가 이모탈리스의 차별성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이번 세대 Arm의 GPU 아키텍처는 기본적으로 같은 아키텍처 기반으로 뼈대를 만들고, 필요한 부분을 모듈화해서 칩을 설계할 때 필요한 만큼의 구성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기본 코어를 1개만 넣어도 되고, 필요에 따라서 16개까지도 묶을 수 있습니다. 무조건 코어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 좋은 선택지가 아니라 기기의 특성에 맞춰서 결정이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런 설계의 자유도가 높아질수록 스마트폰 제조사, 그리고 게이머들에게까지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말리라는 같은 이름을 갖고 있지만 성능과 할 수 있는 일의 격차가 크다는 게 꼭 좋은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설계의 자유도는 중요한 가치이지만 하이엔드 게임에 적합한 고성능 제품에 대한 기본 기준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말리와 이모탈리스의 기본 구조나 설계 환경은 다르지 않습니다. 고성능의 말리 라인이라고 보아도 좋습니다. 물론 말리 역시 여전히 고성능의 설계를 할 수 있고, 이모탈리스 만큼 많은 트랜지스터를 심지 않아도 좋은 게이밍 경험을 냅니다. 하지만 반도체의 성능, 특히 게임과 관련된 선택지에는 ‘궁극’이라는 옵션이 늘 필요하고, 또 그 자체가 기술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름인데 앤디 크레이건 디렉터는 ‘이모탈리스, Immortalis라는 이름 안에는 m,a,l,i의 네 글자가 모두 들어 있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모탈리스가 궁극의 성능을 내는 차별성을 갖고 있지만 기본적인 뼈대와 DNA는 말리와 같다는 메시지를 이름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플래그십 기술이 대중적으로 쓰이는 주력 제품으로 연결되면서 상징성과 보편적인 성능 개선도 꾀하는 전략입니다.

#이모탈리스의 가능성효율과 확장성그리고 경험의 꾸준함

이모탈리스는 최대 16개 GPU 코어를 묶고 레이 트레이싱 전용 처리 코어도 갖고 있습니다. 실제 게임에서 이 반도체들은 최고의 성능을 계속해서 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실제 환경은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열 때문입니다. 모든 프로세서는 할 일이 늘어나면 더 높은 전력이 필요하고, 그에 따라서 열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열이 많이 나면 전자가 오가는 흐름을 방해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칩과 기기를 망가뜨릴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고성능 칩들은 열을 관리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숙제입니다. 그 방법에는 기구적으로 칩의 열을 잘 식히는 것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칩이 같은 일을 할 때 열을 더 적게 낼 수 있도록 효율을 높이고, 성능을 적절히 관리해서 열이 성능에 영향을 적게 끼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과적으로 기기가 더 오랫동안 최고 성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고성능을 내세우는 이모탈리스 역시 단순한 피크 성능이 아니라 꾸준히 성능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은 열과 배터리라는 기본적인 환경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최적의 성능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핵심 기술입니다.

“모바일은 PC나 콘솔 게임기보다 더 제약이 심합니다. 콘솔 게임기와 데스크톱 PC는 전력과 칩 설계 면적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습니다. 전력은 사실상 무제한으로 받을 수 있고 GPU를 비롯한 그래픽카드와 쿨링 시스템에 제약도 적습니다. Arm은 애초 출발이 전력과 공간의 제약을 전제조건으로 했고, 제한된 조건에서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모바일 프로세서들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발열과 이에 따른 스로틀링 성능 저하는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기의 기본적인 구조와 열 설계 디자인, 그리고 기온을 비롯한 외부적으로 영향을 받는 요인들이 많습니다. Arm의 노력은 아키텍처 단에서 성능과 열을 개선하는 것에 맞춰져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최종적인 칩 제조사들이 더 나은 열 제어 방법들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이모탈리스의 경우 기존 세대 제품들보다 에너지 효율이 15% 가량 개선됐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설계해도 이전보다 발열과 전력 효율이 높아질 수 있는 기본 체력이 있습니다. 여기에 CPU와 GPU의 워크로드 할당 방법을 바꾸어서 효율성을 높였고, 부담을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에너지 효율, 성능 효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같은 전력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읽을 수 있지만 모바일에서는 개념이 조금 다릅니다. 같은 일을 더 낮은 전력으로 해낼 수 있다는 것이 조금 더 직접적으로 와 닿습니다. 이는 같은 일을 해도 열이 덜 나고, 배터리도 더 오래 쓸 수 있다는 이야기로 통하기 때문입니다.

이모탈리스 G715는 같은 전력으로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코어의 최적화는 물론이고, 캐시메모리와 전력 모니터링 기술이 들어가 있습니다.

시스템 캐시메모리의 개선도 큰 영향이 있습니다. 데이터를 외부 D램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전력 소비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캐시 메모리에서 더 많이 처리해서 시스템 메모리에 접근하는 빈도를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고속으로 작동하는 메모리도 전력을 상당히 많이 쓰기 때문에 데이터를 옮기지 않도록 캐시 메모리에 적절한 데이터를 정확하게 저장하고, 단번에 처리하면 전력 소비량이 줄어들 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처리 능력도 좋아집니다.

또한 GPU에도 동적전압기술(Dynamic Voltage Frequency Scaling, DVFS) 기술이 적극적으로 쓰입니다. GPU의 전압과 작동 속도를 조절해서 일상의 가벼운 작업에서는 아주 적은 전력으로도 매끄럽게 일을 처리하는 기술입니다. 이모탈리스는 이 전압과 작동 속도를 더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GPU를 모니터링합니다. 최종 칩 제조사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필요 없는 전력이 낭비되거나 반응이 늦어서 필요할 때 시스템이 멈칫거리는 일 없이 필요한 순간에 정확한 성능을 낼 수 있습니다.

#고성능하지만 마니아 뿐 아니라 대중성 중요

이모탈리스의 레이 트레이싱 코어는 표준 API로 작동합니다. 개발자들은 기술의 진입 장벽이 낮고, 보편적으로 많이 쓰는 기기를 대상으로 게임과 앱을 개발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시작하고, 그만큼 시장이 넓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모탈리스의 레이 트레이싱은 불칸(Vulkan)을 비롯한 표준 API를 바탕으로 설계했습니다. 이미 기존에 이 API를 쓰고 있는 소프트웨어라면 어렵지 않게 모바일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레이 트레이싱은 기대나 그 결과물이 주는 즐거움에 비해 콘텐츠가 많지 않습니다. 이를 처리하려면 높은 성능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지금으로서는 만들기 쉽고, 여러 기기에 함께 콘텐츠가 활용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표준 기술이 활용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모바일 게임의 흐름은 콘솔 게임 못지 않게 그래픽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초당 120 프레임의 성능부터 복잡한 레이 트레이싱 처리까지 이제 모바일로 넘어오는 것은 분명한 추세입니다.

가장 궁금한 것은 실제로 모바일 게임에서 레이 트레이싱이 원활하게 돌아가느냐에 있습니다. 레이 트레이싱이 아무리 멋지고 화려한 그래픽을 보여준다고 해도, 화면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하고 게임 경험을 해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모탈리스도 당연히 레이 트레이싱에 따라 성능에 약간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초당 몇 프레임이 떨어진다고 해도 이용자가 얻을 수 있는 그래픽적인 효과가 더 크다면 그게 더 좋은 경험일 겁니다. 당연히 프레임률이 게이밍 경험을 해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성능에 대한 제어가 이전 칩들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하는 것도 최고의 경험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입니다.”

앤디 크레이건 디렉터는 성능이 주는 이모탈리스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이모탈리스는 기본적으로 별도 레이 트레이싱 코어로 레이 트레이싱 연산을 처리하기 때문에 그 속도가 빠르지만 이 외에도 CPU와 GPU의 연산을 활용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프레임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PC도 마찬가지로 겪는 일입니다. 하지만 모바일 환경은 차이가 있고, 앞서 앤디 크레이건 디렉터가 이야기한 것처럼 우선적으로 극적인 경험을 만들어내는 요소들부터 적용을 해 나가면 PC 못지 않은 화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 효과의 선택은 게임 개발사들이 해야 하지만 Arm이 애초 레이 트레이싱을 고민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과정에서 쌓은 최적화의 경험들이 게임 개발사들에게 적절한 기준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Arm이 게이밍 환경을 만드는 기준 TCS

조금 더 넓은 의미에서 Arm의 게이밍 환경에 대한 전략을 살펴볼 필요도 있습니다. Arm은 ‘토탈 컴퓨트 솔루션(TCS)’이라는 통합 솔루션도 제안하고 있습니다. CPU와 GPU, 그리고 여러 콘트롤러가 더해져서 기본적인 프로세서를 갖출 수 있도록 Arm은 여러가지 선택지와 기본 설계를 제시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제조사마다, 또 칩마다 성능과 경험에 차이가 일어납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Arm 설계의 자유도라는 상징성이 있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칩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내내 최적의 성능을 기대하고 또 그 기대에 맞추는 것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TCS는 바로 그 기준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TCS는 여러가지 목적을 띄고 있습니다. 제조사의 선택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비롯한 기기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시스템 성능을 측정하고, 적절한 제어를 통해서 최적의 성능을 내는 파라미터들을 찾아내고 다시 최적의 값을 넣어서 기기를 작동시키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많은 스마트폰에서 게임의 프로파일을 내려받도록 하는 것이 게임마다 다른 그 최적값을 소프트웨어적으로 반영하는 것입니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제조사들이 기기를 더 빠르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습니다. 범용적인 튜닝으로 모든 세세한 소프트웨어의 입맛을 한 번에 맞추는 것은 아주 어렵기 때문입니다. TCS는 어떤 표준으로서의 플랫폼의 의미를 갖는 것보다는 여전히 Arm의 특징인 설계의 자유도는 활짝 열어두면서 제조사가 의도한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게 뒷받침해주는 쪽에 더 가깝습니다. 개발 과정에서도 칩의 피드백을 빠르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코어 수를 비롯한 설계의 선택에 확신을 갖게 해 줍니다.

게임 환경은 점점 더 복잡해집니다. TCS22만 해도 레이 트레이싱이 더해지고 시스템 캐시 활용 방법이 더 고도화됐습니다. 칩에서 처리하는 보안 정책을 비롯해 성능 프로파일링까지 묶는 설계의 트렌드를 제시하는 것이지요. 이 경험들은 게임 개발사, 그리고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결국 기기가 의도한대로 넉넉한 성능을 내고 매끄럽게 작동한다면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더 많은 가능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TCS의 키 메시지가Enabling the Developer Creators of Tomorrow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게이머의 입장에서도 모바일 게임의 성장은 놀랍습니다. 예전에 PC에서 어렵게 돌리던 게임이 스마트폰으로 속속 등장하고, 어떤 게임은 PC와 모바일이 비슷한 수준으로 동시에 출시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도 모바일 프로세서를 쓰는 노트북에서 얼마 전 콘솔 게임기로 즐기던 게임이 똑같은 수준으로 등장해서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반도체의 마술이 흥미로운 이유입니다. 그리고 Arm의 말리, 그리고 이모탈리스 GPU를 비롯해 코어텍스 CPU는 이런 기술의 접근이 조금 더 보편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아주 중요한 발판입니다. 제조사마다 추구하는 설계 방향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기본 설계를 기반으로 많은 기업들이 보편적으로 매년 더 좋은 기기를, 또 더 나은 게이밍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이모탈리스에 대한 기대 역시 더 나은 게이밍 환경에 ‘레이 트레이싱’이라는 아직은 낯선 경험이 우리 곁에 더 가까이 오게 되는 데에 있지요. 반도체의 마술이 만들어내는 즐거움은 아직도 한창 ‘진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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